[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4월 17일, 엔비디아(NVDA)와 AMD(AMD)의 핵심 파운드리인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NYSE:TSM, OTC:TSMWF)는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 자체는 양호했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 NT$8351.3억을 상회한 NT$8392.5억을 기록했고, 순이익도 NT$3541.4억 예상치보다 높은 NT$3615.6억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일반적인 분위기를 넘어서는 투자자 반응은 거의 없었다.
출처: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실적 발표 전후로 S&P 500 지수 대비 일관된 부진이 지속되었고, 이는 현재의 전반적 투자 심리를 반영한다.
세부 추세 분석
2025 회계연도 첫 세 달 동안의 수치 추이를 보면, 회사가 제시한 향후 가이던스를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 흐름이다.
출처: TSMC,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5년 회계연도는 전년 대비 매출 16%, 희석 주당순이익 24% 증가로 마감할 전망이다. 일반 기업이라면 인상적인 수치겠지만, 이는 2024년, 2022년, 심지어 2021년보다도 성장률이 낮은 수준이다. 겉으로 보기엔 매출이 이익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TSMC,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매출총이익률 기준이었던 2022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원가율이 낮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총이익,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2022년 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향후 독일 드레스덴과 미국 애리조나에서의 신규 공장 건설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마진 개선이 둔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지역의 가동이 본격화되면, TSMC는 생산물량을 더 효율적으로 분산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추세
미국 상장 티커(TSM)와 대만 본사 상장 티커("2330") 사이에서 흥미로운 차이가 있다.
전반적으로 미국에서의 주가가 대만보다 일관적으로 높지만, 양국 투자자들의 매매 방향성은 거의 동일했으며, 2025년 들어 약세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티커는 대만 주식 5주에 해당하며, 이를 기준으로 거래량을 환산해 보면 미국에서의 매매 강도가 더욱 두드러진다.
양 시장의 휴장일을 감안한 거래량 분석 결과, 미국 시장에서의 거래량이 꾸준히 높았으며, 이는 미국 티커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게 만든 요인이 되었다.
원인과 결론
시장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중심의 관세 전쟁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 내 양당 모두에게 일관된 견제 대상이기 때문에,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 이에 대해 TSMC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2024년 4분기부터 중국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관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출처: TSMC,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하지만 이와는 달리,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중국향 저사양 H20 칩 판매 제한으로 인해 55억 달러 규모의 회계 비용을 반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2월 실적 기사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엔비디아의 중국 노출도는 싱가포르 등 제3국을 통한 재수출(re-export) 구조 때문에 실제보다 낮게 추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가 재수출까지 단속 범위에 포함시킨다면, 엔비디아는 추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TSMC의 실적 흐름은 AI 산업 전반의 과열기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AI 기술은 확실히 자리잡았지만, 데이터센터 수요가 과도하게 추정된 측면이 있고, 인간 노동의 대체 역시 생각만큼 폭발적이지 않다. 게다가 3월 DeepSeek 관련 기사에서처럼, 효율적인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적은 연산량으로 높은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오픈소스 생태계의 가능성도 시장 전반의 기대치를 조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엔비디아는 중국 외 지역으로의 H20 칩 수출로 전략을 전환할 수 있겠지만, 고성능 컴퓨팅 제품 수요는 장기적으로는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고속 성장 없이는, TSMC 같은 안정적인 반도체 대형주는 성장 스토리를 잃는 것은 아니더라도, 시장 확신은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탈세계화(de-globalization)·분산화(de-centralization)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 곳곳에 새로운 파운드리들이 등장하고, 반도체 공급 구조의 독점 체계가 해체될 가능성은 크다. TSMC 역시 이 변화를 인지하고 있으며, 애리조나 노동력 부족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미 내 1000억 달러 규모의 생산 능력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 TSMC에 진입하기 가장 좋은 시점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장기 보유자 입장에서는 굳이 매도할 이유도 없다. TSMC는 현대 산업에 필수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정 수준의 배당도 지급하고 있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고, 이 산업도 마찬가지다. TSMC는 여전히 잘 버티고 있다.
유럽의 전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셰어즈 TSMC 롱 +3x ETP (TSM3)를 통해 상승 구간에 레버리지 노출을 할 수 있으며, 하락 시에는 레버리지셰어즈 TSMC 숏 -3x ETP(TSMS)를 활용할 수 있다. 반도체 섹터 전반에 대한 방향성 투자에는 레버리지셰어즈 반도체 롱+3x ETP(SMH3)와 레버리지셰어즈 반도체 숏 -3x ETP(SMHS)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