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2025년 5월 1일, 세계 대부분 지역이 휴일인 가운데, 글로벌 소비자 전자기기, 소프트웨어 및 온라인 서비스 기업 애플(AAPL)는 2025 회계연도(FY)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 발표 전까지의 시장 분위기는 S&P 500(SPX) 등 주요 시장 지표 대비 거래량 측면에서 다소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실적 발표 다음 날,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일부 청산하거나 리밸런싱에 나섰고, 이로 인해 주가는 급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은 다소 성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항목별 수치 및 시장 동향으로 보자면 그렇다.
추세 분석
2025 회계연도 상반기의 수치를 보면, 전년도 대비 거의 모든 지역에서 판매 증가가 나타났다.
출처: 애플,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일본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 회계연도 8%에서 2024년 상반기 기준 6%로 감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은 복잡한 전자제품 시장에서 뚜렷한 기능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 인지도라는 강력한 무형 자산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이 점은 마케팅 전략 사례로 경영대학에서 연구될 만하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은 지난 두 회계연도 동안 하락세를 보였고, 이는 거시경제적 역풍의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2025년 상반기 수치는 전년 대비 중국 매출이 4%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로 2025년 1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23% 증가한 데 기인한다. 단, 2025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낮고,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낮은 수준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분기 매출이 역전되거나 최소한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제품별 매출 구성을 보면, 가장 핵심은 iPhone과 '서비스' 부문이다.
출처: 애플,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iPhone은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드라이버로, 현재 추세가 유지될 경우 FY 2024 대비 16%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FY 2024 iPhone 매출은 FY 2023 대비 거의 정체 상태였다.
또 다른 주요 성장 부문인 '서비스'는 광고, 클라우드 인프라, 콘텐츠, 애플Care 등을 포함하며, 매 분기 전체 매출의 25% 수준을 안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FY 2025 기준 서비스 매출 성장률은 10%로 예상되며, 이는 FY 2024의 13% 대비 다소 낮은 수치다.
'웨어러블, 홈 및 액세서리'는 여전히 가장 약한 부문이다.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공간 컴퓨터, 애플 TV, 홈팟, 기타 액세서리를 포함하며, 2년간의 하락세 이후 이번 회계연도에 4%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손익 및 밸런스 시트 추이
EPS(주당순이익)는 FY 2024 대비 34% 증가가 예상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는 강한 실적이 기대된다.
출처: 애플,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매출은 12%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매출원가와 영업비용은 각각 10%,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비용 중 R&D 비중은 2023년 이후 54%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지출은 감소한 적이 없다. 반면, 매출원가는 2년간의 감소세를 끝내고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전반적으로 주당순이익은 전년 대비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중요한 마일스톤을 달성하는 것이다.
비관적으로 보기에는 이르다?
실적 발표 후 애플 CEO 팀 쿡은 현재 분기 기준 관세로 인해 9억 달러의 비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주가 하락의 촉매였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Q2 2025 순이익의 3.63%, 상반기 순이익의 1.47%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수치상으로는 제한적인 영향이다. 향후 2분기에 걸쳐 순이익이 7% 감소하더라도 EPS는 여전히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
쿡은 미국 시장을 위한 iPhone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인도 내 파트너 공장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그 외 대부분 제품은 베트남 내 공장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국가 모두 중국보다 관세 부담이 적다. 전 세계 시장에는 여전히 중국 생산기지가 활용되고 있다.
또한, 회사는 미국 내 공급망 확대를 위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5년 2월, 애플은 향후 4년간 5천억 달러를 미국 내 제조 역량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텍사스 휴스턴에 25만 제곱피트 규모의 서버 생산 시설 설립 (애플 Intelligence용)
=미국 첨단 제조 펀드 2배 확대 (100억 달러) - TSMC 애리조나 Fab 21 시설의 고급 반도체 생산 포함
=미시간 디트로이트에 '애플 제조 아카데미' 설립 - 중소기업 대상 AI 및 스마트 제조 기술 컨설팅 제공
이러한 계획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며, 향후 2분기 내 본격적인 가시화가 예상된다.
결론
앞서 분석한 '해방의 날' 관세 정책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기 침체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애플 제품은 일부 고객층에서는 경기 방어적 속성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판매가 둔화되더라도 전반적으로 애플은 '가장 나은 선택지'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2022년 이후 중국은 미국 외 최대 단일시장으로 여겨졌지만, 거시적 역풍으로 인해 이 지위가 약화되고 있다. 다만 브랜드의 글로벌 영향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지역에서의 매출 유지로 이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애플은 현재까지 재무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쿡 CEO는 2025년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한 자릿수 중·고점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추세와 부합한다. 다만 주요 기관들이 경고하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애플은 소비재 중심 기업으로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향후 분기 실적이 이러한 가정을 입증하게 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경기 침체 전망 외에는 주가 하락을 정당화할만한 논리가 부족하며, 이는 투자심리가 단기간 내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유 주식을 매도할 강한 근거가 없으며, 신규 투자자는 경기 리스크를 이유로 관망할 수 있다. 배당 수익률이 투자 결정 요인인 투자자라면 애플의 배당 확대 기조는 매력적일 수 있다. 다만 배당만을 중시한다면 에너지 및 금융 섹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유럽의 전문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 시 애플 롱 +3x ETP(AAP3), 하락 시 애플 숏 -3x ETP(AAPS)를 활용한 레버리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