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인포그래픽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정치적 충돌이 초래한 사업적 결과 머스크와 트럼프 간의 갈등은 테슬라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규제 장벽, 정부 조사 가능성, 전기차 세금 공제 철회 등은 이제 현실적인 위협이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이끄는 회사들, 특히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방 계약을 보유한 스페이스X에 대해 정부 계약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연방 기관, 특히 자율주행 기술과 전기차 보조금 관련 부문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통부 및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가 현재 사용하지 않는 라이다 같은 기술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한, 중국산 제조 장비 수입을 위한 관세 면제 승인도 워싱턴에서 지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머스크와 트럼프 간의 정치적 정렬은 과거에는 테슬라에 이점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규제 지원과 세금 인센티브에 대한 기대는 보복 조치와 정책 역풍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체되었다. 특히 EV 보조금에 대한 예산 삭감을 포함한 트럼프의 예산안은 테슬라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브랜드와 매출도 위험에 처해 있다. 테슬라는 정치적 성향에 민감한 유럽과 캘리포니아 시장에서 이미 반발을 경험하고 있으며, 지속되는 갈등은 전기차 판매 둔화와 경쟁 심화라는 도전적 환경 속에서 회사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매출 감소와 혁신 정체 속 직면한 현실 갈등 이전부터 테슬라의 펀더멘털은 의심을 받고 있었다. 테슬라는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9% 감소했으며, 자동차 부문은 20% 급락했다. 이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과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반감 확대가 맞물린 결과였다.
미국 내 출고량은 이번 분기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4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9% 급감했고 5월에도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4~5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혁신 역시 정체되고 있다. 테슬라는 아직 시장을 자극할 만한 신형 EV 모델을 출시하지 못한 반면, BYD 등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고품질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대거 공급하고 있다. 품질 문제도 심각하다. 테슬라는 최근 15개월 동안 사이버트럭에 대해 8건의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로보택시 계획도 아직은 구상 수준에 머물러 있다. 머스크는 최근 오스틴에서 자율주행(FSD Unsupervised) 기술이 탑재된 모델 Y 소수 대수를 활용한 시험 운영을 확인했지만, 이는 매우 제한된 지역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반면, 알파벳의 웨이모(Waymo)는 이미 주요 도시에서 상업 운영 중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우위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도 주요 책임자였던 밀란 코박(Milan Kovac)의 퇴사로 타격을 입었다.
브랜드 훼손과 이사회 압박
브랜드에 대한 손상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테슬라는 시위, 낙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에는 테슬라 차량을 나치 상징과 결합한 "swasticars" 광고가 등장했고, 밴쿠버 국제 모터쇼에서는 테슬라를 전시 목록에서 제외했다.
기관투자자들과 공공기관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뉴욕시 감사관 브래드 랜더와 메릴랜드 감사관 브룩 리어먼은 머스크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한 테슬라 이사회에 책임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리어먼 감사관은 머스크의 존재가 테슬라 정체성과 과도하게 얽혀 있다고 지적했으며, 머스크의 행동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인 브랜드를 훼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사회가 특정 개인에 의존하지 않고 회사가 지속 가능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대평가된 밸류에이션, 약화된 펀더멘털 이번 주 주가가 반등하긴 했지만,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20% 하락했으며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출고량 부진과 유럽 내 매출 약세를 고려하면, 대선 직후 기록한 고점인 488.54달러를 단기간 내 회복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공화당의 지지 기반이 붕괴되면서 테슬라의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머스크가 공화당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면서, 테슬라에 대한 대중적 호감 역시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는 여전히 AI, 로보틱스, 제조, 재생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에너지와 모빌리티 분야의 수직 통합에 대한 머스크의 장기 비전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실행력은 반복적으로 지연되었고, 대중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지만 말이다.
결론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최근 충돌은 단기적으로 테슬라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머스크 입장에서는 미국 국가 부채나 재정 전망과 같은 광범위한 정치·경제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 머스크가 테슬라 운영에만 집중할 것이라 기대한 이들에게 이번 사건은 그의 사업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여전히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향후 머스크와 정치 인사 간 갈등이 계속되거나 격화될 경우, 테슬라 주식은 높은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의 논란 많은 공적 이미지와 별개로 테슬라의 장기적 성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에너지 저장 및 인프라와 같은 첨단 기술 영역에서 테슬라는 전통적인 전기차 비즈니스를 넘어 훨씬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러한 기회를 고려할 때, 테슬라는 여전히 미국 시장 내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