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금-은 비율, 5월에 역사적 극단 도달 금-은 비율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전 세계 귀금속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2025년 5월, 금-은 비율은 103:1을 넘어서며 현대 금융 역사상 가장 넓은 격차 중 하나를 기록했다. 당시 금은 온스당 3,400달러 이상에 거래됐고, 은은 33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이처럼 벌어진 격차는 중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왜 은은 이렇게 뒤처졌으며, 앞으로 금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는가?
금과 은 사이의 역사적 격차
역사적으로 금-은 비율은 약 55:1 수준이었지만, 5월의 괴리는 COVID-19나 대공황 시기보다도 심했다. 지질학적으로 금은 은보다 약 8~10배 희귀하지만, 시장 가격은 금이 은보다 100배 이상 비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수급 요인 이상의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격차는 거시경제적 불안, 통화정책 불확실성, 투자자 선호 변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 금은 안전자산 선호 및 중앙은행 매입 덕분에 급등한 반면, 은은 산업적 노출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충격에 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금이 은을 능가한 이유 2025년 금의 강세는 부분적으로는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매입 덕분이다. 2023년 한 해에만 중앙은행은 1,100톤 이상의 금을 매입하며 금의 전략적 통화자산 지위를 강화했다. 반면, 은은 이제 주요국 중앙은행 준비기금 내 주요 자산 지위를 잃었으며, 산업 및 투기적 수요에 노출되어 있다.
투자 심리도 금 쪽으로 쏠려 있다. 금은 검증된 가치 저장 수단으로, 경제 불확실성, 통화가치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욱 직접적으로 반응한다. 금은 은보다 미국 달러와의 역상관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달러 약세 국면에서 더 큰 혜택을 받는다.
투자 인프라의 격차도 무시할 수 없다. 금 ETF는 2,3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반면, 은 ETF는 200억 달러에도 못 미친다. 이 격차는 기관투자자들의 은 참여를 제한하며 상대적 부진의 원인이 된다.
거시경제 역풍과 관세가 은에 미친 영향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 발표는 은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 수입관세 계획은 글로벌 무역 기대를 흔들었고, 이는 전자기기, 태양광 패널, 전기차 등 산업적 수요가 큰 은에 단기적인 부담을 줬다. 반면, 비산업적 안전자산인 금은 이러한 시기에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
은은 산업 금속으로서, 경기 둔화기에는 금과 달리 고전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 수요는 경제가 안정될 경우 강력한 상승 요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
출처: TradingView
2025년 은의 반등 가능성 최근 부진에도 불구하고, 은은 반등 직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역사적으로 금-은 비율이 90:1을 초과할 경우, 은은 이후 3년간 금을 능가하는 경향이 강했다.
2025년 5월, 비율은 103까지 도달했으며 이는 은의 극단적인 저평가를 의미한다. 과거 사이클에서 이와 같은 극단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장기 평균인 50~70 수준으로 회귀할 경우, 금값이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은 가격은 상당한 상승 여력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은의 수급 구조는 점점 더 타이트해지고 있다. 글로벌 은 시장은 4년 연속 공급 부족 상태에 있으며, 2025년에는 예상 수요 114억 8천만 온스에 비해 공급이 103억 1천만 온스로 추정된다. 이는 산업 수요 증가와 신규 광산 공급이 제한된 결과로, 공급 주도형 랠리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5월 금-은 비율이 역사적 극단에 도달한 이후, 2025년 6월 은은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9% 이상 상승했다. 심리적 저항선이던 35달러 선을 돌파했으며, 이는 새로운 상승 추세가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적 관점에서 첫 번째 상승 목표는 40달러이며, 장기적으로는 50달러까지도 현실적인 목표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모멘텀 지표가 과매수 구간에 도달함에 따라 되돌림이 나올 수 있으며, 이는 과열을 해소하는 건전한 조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초기 상승장에 들어선 은, 주도권 전환 임박 지난 몇 년간 은이 부진했던 것은 현재 귀금속 상승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음을 시사한다. 역사적으로, 은은 금이 주도하는 상승장의 후반부에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보수적으로 금-은 비율이 70:1 수준으로 복귀할 경우, 은 가격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70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
역발상 관점에서 보면, 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은은 역사적으로 매우 저렴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만약 경제 불안이 진정되고 산업 활동이 재개된다면, 은은 통화적 가치와 산업적 가치를 동시에 반영하기 시작할 수 있다.
장기 투자자에게 전략적 기회 중앙은행 매입과 안전자산 수요 덕분에 금은 계속해서 빛을 발하고 있지만, 은은 이제 고위험·고수익 투자처로서 돋보이고 있다. 두 금속 간의 극단적인 괴리는 은의 장기적인 상승 잠재력을 시사한다.
역사적 패턴이 보여주듯, 은은 상승장 초기에는 뒤처지지만 이후 금을 앞서는 경향이 있다. 2025년이 고물가 기대, 공급 부족, 친환경 기술 수요 증가와 함께 전개된다면, 은은 최근 몇 달간 놓친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