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연합과 무역 합의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2024년 수준보다 높은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유지하면서, 최근 몇 년간 미국이 주요 성장 시장이었던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주가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영향을 받은 업체 중 하나가 이탈리아 스포츠카 제조사 페라리(티커: RACE)다. 그러나 올해 7월 31일 발표된 2025 회계연도 상반기 실적을 보면, 마라넬로의 '춤추는 말'은 확실히 다른 업체들과는 다르다.
트렌드 분석
2025 회계연도 상반기까지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페라리는 전년 대비 8%의 매출 성장으로 회계연도를 마감할 전망이다.
출처: 페라리;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2020년 팬데믹 시기 매출 8% 하락 이후 연속적인 연 매출 성장세와 비교할 때 이전만큼 극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두 가지 핵심 지표에서 뚜렷한 개선이 있었다. 출고 차량 1대당 매출은 2021년 약 38만 유로에서 2025년 상반기에는 50만 유로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량 1대당 순이익도 무려 72% 상승해 2025년 상반기 기준 거의 12만 유로에 달했다.
올해 2월 말, 페라리는 주당 2.896유로의 배당금을 발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최근 몇 년간 2021년 매출 감소에 대응해 배당이 줄었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회사의 미래 계획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페라리 CEO 베네데토 비냐는 새롭게 출시된 페라리 아말피에 대해 “현대적 그랜드 투어러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쿠페”라며 초기 반응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296 스페치알레 패밀리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페라리는 신에너지차(NEV) 분야에서도 좋은 입지를 보이고 있다. 2025년 2분기에는 내연기관(ICE) 모델 6종, 하이브리드 엔진 모델 5종을 출고했으며, 각각 전체 출고량의 55%와 45%를 차지했다. 2025년 상반기 전체 매출의 85%는 차량 및 부품 판매에서 나왔다. 나머지는 레이싱팀, 회사 소유의 무젤로 서킷, 다른 F1 팀에 엔진 임대, 로열티, 굿즈, 금융 서비스(리스 등) 등에서 발생했다.
미국 관세, 얼마나 중요한가?
미국 관세가 미국으로 배송되는 상품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시장 점유율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페라리가 공시하는 지역별 매출에서 북미와 남미가 모두 포함된 미주 지역 트렌드를 보면 미국이 페라리에게 압도적인 시장은 아니다.
출처: 페라리;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2025년 상반기 기준 미주는 전체 출고량의 28%를 차지했고, 이 중 미국은 24%에 해당한다. 미국 비중은 2021년 21%에서 증가했으나, 전년(25%)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미주 내 다른 지역의 판매 증가가 전체 비중을 전년 대비 1%만 소폭 감소하는 데 기여했다.
최근 주목받는 또 다른 지역은 '중국 본토, 홍콩, 대만'이다. 이 중 중국 본토는 2022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89%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본토와 다른 지역을 합치면 항상 2% 정도 차이가 있었는데, 2022년 본토가 10%, 전체 지역이 12%를 차지했다. 이후 본토의 성장은 둔화되어, 이후 두 회계
연도 연속 마이너스 성장(2024년에는 전년 대비 33% 감소)을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이 '2% 규칙'은 유지되고 있다.
글로벌 판매를 주도하는 것은 유럽 및 중동(EMEA), 그리고 일본·호주·싱가포르·인도네시아·한국·태국·인도·말레이시아 등으로 구성된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이다. 2021년 이후 출고 비중이 감소한 영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태 지역은 올해 출고량이 전년 대비 증가하는 추세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 출고량은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 두 해보다 높은 성장률이다.
고려할 점
페라리는 애플과 유사점과 차이점을 모두 지닌 브랜드다. 자동차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다양한 가격대에 판매되지만, 페라리만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브랜드는 드물다. 어떤 고성능 차량이든 유지비가 많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페라리도 예외는 아니지만, 페라리를 소유하는 것은 다른 어떤 브랜드의 차량을 소유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다만, 애플과 달리 페라리의 브랜드 '성능' 기대치는 수십 년간 경쟁 브랜드 대비 일관되고 눈에 띄는 강력한 성과를 통해 쌓아온 것으로, 페라리 구매
층의 인식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페라리 구매 비용이 더 비싸진다 해도, 오히려 소유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관세와 상관없이 페라리의 제품은 계속 잘 팔릴 것이다. 최근 주가 흐름도 지금이 매수 시점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의 전문 투자자라면 페라리 주가의 상승장에서 일일 리밸런싱과 레버리지 효과를 제공하는 레버리지셰어즈 페라리 롱 +3배 ETP(RAC3)를, 하락장에서는 페라리 숏 -3배 ETP(RA3S)를 고려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