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친구 존 드레이퍼(일명 캡틴 크런치)와 함께 '블루박스'라는 장치를 이용해 바티칸을 상대로 전화 장난을 쳤던 일화가 알려졌다.
잡스, 워즈니악, 드레이퍼는 블루박스를 이용해 전화 시스템을 조작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여러 곳에 전화를 걸었다. 블루박스는 전화 교환원이 사용하는 음을 모방해 무료로 장거리 전화를 걸 수 있게 해주는 장치로, 실질적으로 전화 시스템을 해킹하는 도구였다.
이들의 가장 대담한 장난 중 하나는 바티칸에 전화를 걸어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로 사칭한 것이었다.
워즈니악은 한 인터뷰에서 이 장난을 회상하며 "저는 '헨리 키신저인데 리처드 닉슨과 함께 모스크바 정상회담 중이며, 교황과 통화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당시 가톨릭 교회의 수장은 교황 바오로 6세였다.
워즈니악은 농담조로 "교황에게 '고해성사를 하려고 전화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부분은 농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잡스는 다른 인터뷰에서 실제로 교황과 통화하지는 못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1975년 인터뷰에서 잡스는 바티칸을 상대로 한 장난을 회상하며 "그들이 실제로 누군가를 보내 교황을 깨웠을 때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고, 그제서야 우리가 헨리 키신저가 아니라는 걸 알았죠. 결국 우리는 교황과 통화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