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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가 중국 통신사들의 5G 투자 감소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ZTE는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313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8년 미국의 제재로 위기에 처했던 ZTE는 14억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이후 미국 공급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내수시장 입지를 강화하며, 통신장비 외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2022년에는 연간 매출이 제재 이전인 2017년 수준을 회복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2024년 실적보고서는 더욱 복잡한 상황을 보여준다. 매출 성장 둔화, 수익성 악화, 미중 갈등 지속 등이 글로벌 기술 시장 분열 속에서 회복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2024년 실적에 따르면, ZTE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38% 감소한 1213억 위안(167억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미국 제재로 인한 21% 감소 이후 첫 하락이다. 순이익도 9.7% 감소했다.
분기별로 보면 2024년 상반기까지는 매출이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하반기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4분기에는 매출이 313억 위안으로 10% 급감했다.
이는 더 강력한 미국 제재를 받았음에도 대체 공급망 구축과 지능형 주행 등 신사업 진출로 강한 반등을 보인 화웨이와 대조적이다.
투자자들은 ZTE의 실적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실적 발표 다음날 홍콩 증시에서 ZTE 주가는 12.5% 급락했다. 월요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는 2018년 미국 제재 직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ZTE의 부진은 중국 통신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와 맞물린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통신사는 5G 인프라 투자를 줄이면서 2024년 설비투자를 5.4% 축소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첫 감소다.
이러한 투자 감소는 ZTE의 핵심 사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통신장비 부문 매출은 2024년 15% 감소했다. 콤바텔레콤과 아시아인포 등 중국 통신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8년 미국 제재 이후 ZTE의 지역별 매출 구성은 크게 변화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의 매출 비중은 2017년 25%에서 2024년 15%로 감소했다.
중국 투자에 우호적인 신흥시장으로의 전환 기대와 달리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매출 비중은 2017년 3.5%에서 2024년 5.3%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이 지역에서 화웨이의 강력한 입지와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을 반영한다.
대신 ZTE는 내수시장에 주력했다.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2017년 57%에서 2024년 68%로 증가했다.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중국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버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정부·기업 사업 부문은 지난해 37% 성장해 매출 비중이 2017년 9%에서 15.3%로 증가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포함한 소비자 전자제품은 16% 성장했으나, 매출 비중 27%는 2017년의 32%에 미치지 못했다.
2024년 보고서에서 ZTE는 AI 서버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와 '동부 데이터, 서부 컴퓨팅' 등 정부 정책 지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도 레노버와 델 등 강력한 경쟁사들과 맞서야 한다.
AI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ZTE는 최근 성공을 거둔 딥시크가 만든 AI 인프라 수요에 빠르게 대응했다. 지난달에는 AI 학습과 추론 기능을 결합한 하드웨어 시스템 AiCube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 사업 확장에는 과제도 있다. 정부·기업 부문의 수익성은 AI 서버와 관련 인프라의 높은 부품 비용으로 인해 통신장비 사업보다 낮다. 2024년 이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15%로, 통신장비 사업의 51%에 크게 못 미쳤다.
운영상의 과제 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AI 서버 사업은 엔비디아 같은 미국 기업의 AI 칩이나 미국 기술로 만든 국산 칩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 변화에 취약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하에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며 ZTE가 새로운 미국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ZTE의 공급망 다각화 노력이 2018년과 같은 위기는 피할 수 있게 하겠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ZTE는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중국 언론에 따르면 국내 칩 공급업체로부터의 조달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연차보고서에서 리쯔쉐 회장은 독자적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는 R&D 지출이 제재 이전 매출의 10%에서 지난해 20%로 증가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단기적으로 ZTE의 가장 큰 과제는 제재 가능성보다 중국의 통신장비 투자 감소에 대응하는 것이다. 중국의 5G 네트워크가 대부분 구축되고 통신사들이 예산을 긴축하는 상황에서, 회사의 성공은 AI 인프라와 기업 솔루션 같은 새로운 성장 분야를 얼마나 빨리 확대하고 비서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