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너지 효율 규제로 엔비디아 AI칩 견제...미국 제재에 맞불

미국과 중국 간 인공지능(AI)과 첨단 반도체 기술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엔비디아와 대만반도체제조(TSMC)의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여러 차례의 반도체 수출 제재를 가한 데 이어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중국이 첨단 칩 사용에 대한 에너지 효율 규제를 도입해 중국 기업들의 엔비디아 맞춤형 프로세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중국 기업들에게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과 기존 시설 확장 시 맞춤형 칩을 사용하도록 촉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용으로 특별 제작한 H20 칩이 위원회의 새로운 규제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규제당국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텐센트에 H20 칩 구매를 자제하도록 간접적으로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에서 연간 17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은 엔비디아의 4대 시장이다.

엔비디아는 고위 임원진과 정쉔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간의 면담을 추진 중이며, NDRC 규정을 충족하도록 H20 칩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딥시크가 효율적인 추론 모델을 출시한 이후 알리바바부터 텐센트까지 주요 기술기업들은 올해 H20 칩 주문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화웨이는 최신 AI 칩의 수율을 1년 전 약 20%에서 현재 40% 수준으로 두 배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매출은 2024년 22% 증가한 8600억 위안(1182.7억 달러)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2월 발표한 4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78% 증가한 393억 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380.5억 달러를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이 430억 달러(±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417.5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