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닷컴버블 재현되나...과열 조짐 뚜렷

AI가 화두다. 기업 회의실부터 일상적인 저녁 식탁까지 AI는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로 자리잡았다. 투자자들도 AI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AI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스타트업들에 수십억 달러가 쏟아지고, 대형 기술기업들은 매주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양상이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과거 닷컴버블과 유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후반, 인터넷은 새로운 개척지였다. 도메인 이름과 꿈만 가진 기업들도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동안 인터넷 관련 기업들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현실이 과도한 기대감을 따라잡았다. 이제 큰 질문이 제기된다. AI 시장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자. 벤처캐피털들은 AI 개발 기업들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2023년 한 해에만 AI 관련 스타트업에 50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규모 기업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기술 대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소규모 기업들을 인수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며, 미래라고 믿는 분야에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골드러시는 각계각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관투자가부터 개인투자자까지 모두가 AI 시장의 조각을 차지하려 한다. AI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는 기업 이름에 '.com'만 붙여도 기업가치가 상승했던 인터넷 초창기를 연상케 한다.

AI 개발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의사들의 조기 질병 진단부터 고객 서비스 효율화까지 그 응용 분야는 무궁무진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AI 분야의 모든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오늘날 많은 AI 스타트업들이 검증된 결과가 아닌 약속만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조차 없다.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파악하는 중이다. 이는 닷컴버블을 키웠던 전형적인 '만들면 사람들이 올 것'이라는 사고방식이다.

앞으로의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닷컴 시대에 무엇이 잘못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과도한 자신감이었다. 투자자들은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 믿었고, 이는 맞았다. 하지만 인터넷을 언급하는 모든 기업이 성공을 보장받을 것이라는 믿음은 크게 잘못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단순히 과거의 반복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AI는 수십 년간 존재해왔지만, 최근 달라진 점은 접근성이다. 더 나은 컴퓨팅 파워, 더 많은 데이터, 더 많은 자금으로 AI 개발 속도가 급격히 가속화됐다. 사기 탐지, 음성 인식, 스마트 비서 등 오늘날의 일부 응용 프로그램들은 이미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선, 침착해야 한다. 과열은 전염성이 있고,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두려움(FOMO)은 강력하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는 트렌드를 쫓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기본을 살펴봐야 한다. 해당 기업이 실제 제품을 가지고 있는가? 사람들이 실제로 그것을 사용하고 있는가?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 있는가? 이러한 기본적인 질문들이 장기적 승자와 과대 선전 기업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닷컴 붕괴 이후에도 인터넷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붕괴는 노이즈를 제거하고 진정으로 혁신적인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게 했다. 아마존, 구글 등은 이를 통해 더 강해졌다.

AI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 조정이 있을 수 있고, 일부 기업은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AI 분야 전체가 붕괴를 기다리는 거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