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시즌이 시작되면서 미국 주택시장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침체기 이후 전국적으로 '매매' 간판이 늘어나고 있다. 재고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선택권을 기다려온 구매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실제 매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매물이 늘어났음에도 주택 구매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NPR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6.6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역사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택 가격 역시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지난 5년간 주택 중간 가격은 약 47% 급등했으며, 이는 많은 잠재 구매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NPR에 따르면 2월 기존 주택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3월 신규 매물은 10% 늘어났다.
초저금리 모기지를 보유한 주택 소유자들이 이사를 꺼리는 이른바 '금리 고착 효과'가 생활 변화, 이직, 또는 단순한 이주 욕구로 인해 완화되는 모습이다. 리얼터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3월 매물 중 17% 이상이 가격 인하를 보였는데, 이는 2016년 이후 3월 기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계약 진행 중인 주택 거래는 3월 기준 전년 대비 5.2% 감소해 매수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망세는 특히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코네티컷주의 한 부부는 매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낙찰에 실패했다. 일부는 직장 안정성을 우려하거나 지친 매수 경쟁에 지쳐 관망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부동산 중개인 수수료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또 다른 복잡성을 더했다. 매수자들은 이제 주택 투어 전에 중개인 수수료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며, 매도자가 매수자 측 중개인 수수료를 자동으로 부담하지 않게 됐다. NPR에 따르면 많은 중개인들이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고 말하지만, 추가된 협상 과정이 거래를 더욱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봄 시즌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