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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법원이 2027년 대선 유력 후보를 5년간 공직 출마 금지 처분하면서 유럽연합(EU) 내 민주주의 규범이 약화되는 또 다른 우려 신호가 나타났다.
파리 형사법원은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에게 '공금 횡령'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3월 31일 56세의 르펜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으며, 이 중 2년은 집행유예, 2년은 가택연금 형태로 복역하도록 했다.
프랑스는 올해 선거 출마를 제한한 세 번째 나토 회원국이다. 루마니아는 5월 예정된 대선에서 극우 포퓰리스트의 참여를 제한했고, 터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을 구금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정치학 교수 야샤 뭉크는 4월 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에서 극단주의자를 물리치는 방법은 투표를 통해서"라며 "선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법원이 이를 무효화할 수 있다면, 우리는 국민이 아닌 판사가 최종 결정권자인 체제에 매우 가까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의 국민연합은 지난 6월 프랑스 총선에서 37%의 득표율로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0.08%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르펜의 정당은 프랑스 정치 지형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이동했다. 이러한 지지 상승의 배경에는 외국인 이민자 증가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발이 있다.
프랑스 BFMTV 방송의 여론조사기관 엘라브는 르펜이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4월 5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르펜은 약 36%의 지지율을 기록해 최근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후보들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르펜에 대한 기소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법적 공세를 연상시킨다. 국민연합 당 관계자들은 르펜의 높은 지지율을 감안할 때 프랑스 정부가 르펜을 상대로 법적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프랑스 역사학 명예교수 로버트 톰스는 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르펜은 소외되고 무시된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으며, 이런 점에서 트럼프와 명백한 유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르펜이 유럽의회(EP) 의원 시절 4명의 보좌관을 고용하면서 EU 자금을 불법적으로 사용했다고 판결했다. 검찰은 이들 보좌관이 2004년부터 2017년까지 EP 활동이 아닌 국민연합 당무에 종사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르펜에게 1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르펜은 프랑스 방송 TF1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의 판결을 강력히 비난했다.
르펜은 "수백만 프랑스인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프랑스에서 판사들이 권위주의 정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관행을 시행하는 것을 보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펜 측 변호인단은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치인의 당직자 활동과 의원 활동을 구분하는 것은 인위적이라고 주장했다. 파리 항소법원은 유죄 판결이 번복되거나 형량이 변경될 경우 르펜의 출마가 가능한 시간 내에 사건을 검토할 예정이다.
형사법원은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후보 자격을 허용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혼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항소법원은 이러한 유형의 형량을 항소 심리 때까지 연기한 바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럽 제2의 경제 대국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INSEE에 따르면 3월 가계 신뢰지수는 2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92를 기록했으며, 장기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프랑스 가계의 미래 생활수준에 대한 전망이 악화됐다. 저축 능력에 대한 인식도 소폭 하락했다. 향후 12개월 동안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구 비율도 증가했다.
3월 제조업 경기 지표는 2월 97에서 96으로 하락했다. 장기 평균인 100을 하회하면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함부르크 커머셜 뱅크의 타리크 카말 차우드리 이코노미스트는 4월 1일 "프랑스 산업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파리발 불확실성이 투자를 저해하면서 프랑스 정치가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표 주가지수인 CAC 40은 르펜 선고일에 0.77% 하락한 7,790으로 마감했다.
4월 5일과 6일, 파리에서 마르세유에 이르기까지 르펜과 국민연합 지지자들이 자격 정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민연합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이번 시위가 "프랑스 민주주의를 지지하기 위한 동원"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대학교 비교민주제도학 교수 벤 안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르펜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5일 주말, 프랑스 극좌 정당들은 맞불 시위를 벌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은 법원 결정에 대한 공개적인 항의를 "법치주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톰스 교수는 "그녀가 기소된 혐의에 대해 유죄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르펜의 행위는 "그다지 큰 범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현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와 그의 민주운동당 당원들도 유사한 혐의로 기소했으나, 직접적인 관여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무죄 판결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톰스 교수는 르펜의 행동이 EU 의회 의원들 사이에서 "흔하지 않은 일이 아니다"라며 "왜 지금, 왜 그녀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바르델라가 당의 차기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차기 대선에서 약 36%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펜에 대한 선고는 그녀가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유럽정책센터의 에릭 모리스 정책분석가는 법원 판결 후 "이는 정치적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