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계의 윌리 웡카` RAW 공장 공개...450년 전통과 첨단기술의 만남

발렌시아 지역의 작은 마을 베니마르풀. 인구 450명도 채 안 되는 이 스페인의 조용한 마을에서 수백 년 된 제지 기계와 최첨단 기술이 결합해 세계적인 롤링페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이 현대판 윌리 웡카로 불리는 조시 케셀만은 "우리가 이곳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곳이 우리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오래된 공예를 보존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은 이 조용한 시골마을을 글로벌 현상으로 탈바꿈시켰다.

우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소문을 듣고 기밀유지 계약서에 서명한 뒤 호기심에 가득 차 공장을 방문했다. 내부에 들어서자 마치 비밀 연구소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비밀스러움 뒤에는 많은 국가보다 오래된 산업의 심장이 뛰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은 발렌시아 시골마을에서 세계 최고의 롤링페이퍼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마법 같은 경험에 감동을 받는다.

수백 년의 유산

이 롤링페이퍼 허브가 베니마르풀에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발렌시아 지역의 깊은 제지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19세기 초 40개의 제지공장이 있었던 알코이가 스페인 제지의 요람으로 불렸지만, 주변 도시들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알코이: 1700년대 중반 알보르스 가문의 공장을 시작으로 페이-페이, 밤부 등 상징적인 브랜드의 탄생지
• 바녜레스 데 마리올라: 1700년대 후반부터 제지 산업에 참여, 호세 라포르타 발로르 등이 혁신을 주도
• 샤티바: 10세기부터 유럽 최초의 제지공장이 있었던 곳
• 무로 데 알코이, 알케리아 데 아즈나르, 코센타이나: 지역 제지산업 발전에 기여

현재 베니마르풀의 이베르파펠은 '대마초계의 윌리 웡카'와 협력하여 이러한 전통 기술을 현대화하고, 스페인을 넘어 세계 시장을 놀라게 하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거대 공장이 있는 작은 마을

1574년에 세워진 베니마르풀은 좁은 골목길과 친근한 인사가 오가는 평화로운 마을이지만, 마을 외곽에는 놀랍도록 큰 산업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주민들은 이 공장이 작게 시작해 새로운 시설과 전문 구역, 첨단 장비를 추가하며 성장해 왔다고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제본기계'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공장 내부에서는 두 가지 현실이 공존한다. 한쪽에서는 1800년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기계들이 숙련공들의 손길로 정성스럽게 관리되고 있고, 바로 옆에서는 최첨단 로봇 팔이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정밀도로 종이를 자르고 접고 쌓아올린다. 이러한 첨단 작업이 끝난 후에도 사람의 눈으로 각 제품을 검사하여 완벽한 품질을 보장한다.

마법 같은 공장 투어

조시 케셀만은 이 공장을 마치 자신의 집처럼 거닐고 있다. 그의 롤링페이퍼에 대한 매력은 뉴욕에서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웨터 제조업자였던 아버지가 보여준 단 하나의 마술 트릭이 그 시작이었다.

"아버지는 롤링페이퍼에 불을 붙여 공중에 던지면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보여주셨어요. 그게 아버지가 아는 유일한 마술이었지만, 어린 제게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죠."

기계마다 담긴 이름들

이 '웡카 공장' 내부의 대부분의 기계들은 작업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예를 들어 인마쿨라다의 기계는 그녀의 애칭인 '마쿠'로 불린다. 그녀는 50년 동안 이 거대한 금속 덩어리 옆에서 완벽한 종이를 만들어내며 두 시대를 이어왔다.

불사조처럼 되살아난 산업

조시는 글로벌 비전과 독특한 감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지만, 이 지역의 끈질긴 정신을 항상 강조한다.

"이 지역의 롤링페이퍼 생산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 무너졌다가도 불사조처럼 되살아났죠. 수자원이 줄어들었을 때도 프랑스 등의 공장들과 협력하며 모든 역경을 이겨냈습니다."

전통과 혁신이 만나는 곳

투어를 마치며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마당에 모였다. 조시는 새로 만든 페이퍼에 불을 붙이며 그의 시그니처 문구를 들려줬다. "우리가 이곳을 선택한 게 아니라, 이곳이 우리를 선택했죠."

새소리, 오래된 기계의 윙윙거림, 로봇 팔의 움직임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모든 RAW, 엘리먼츠, 쥬시 제이스 제품 뒤에는 수백 년의 장인정신이 숨어있다. 이른바 '대마초계의 윌리 웡카 공장'은 단순한 비유가 아닌, 전통과 혁신, 그리고 이를 이어가는 열정의 살아있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