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차우타이푹, 88억 홍콩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으로 골드 주얼리 사업 개발 및 매장 업그레이드, 해외 진출 추진 - 고정가격 골드 제품 매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
홍콩 주얼리 업체 차우타이푹(Chow Tai Fook Jewellery Group Ltd.)이 2011년 기업공개(IPO) 이후 첫 자금 조달에 나섰다. 글로벌 소비심리 회복과 금값 최고치 상승세를 활용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현재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주가도 상승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자금 조달은 차우타이푹의 차기 성장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주 발표에 따르면 차우타이푹은 연 0.375% 금리의 88억 홍콩달러(약 11.2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030년이다. 만기 시점에 투자자들은 주당 17.32홍콩달러의 전환가격으로 주식 전환이 가능하며, 이는 발표 전일 종가 13.72홍콩달러 대비 26% 프리미엄이다. 조달 자금은 골드 주얼리 사업 개발과 매장 업그레이드, 국내외 사업 확장에 사용될 예정이다.
발표 당일 차우타이푹 주가는 한때 10% 이상 하락했으나, 낙폭을 줄여 5% 하락한 12.72홍콩달러에 마감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94%에 달한다.
실적 하락, 주가 상승 글로벌 금값 급등으로 홍콩 상장 주얼리 기업들의 주가가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차우타이푹의 경쟁사인 럭푹(Luk Fook) 주가는 연초 대비 40%, 차우상상(Chow Sang Sang)은 35.6% 상승했다. 중국 본토 기업 라오푸골드(Laopu Gold)는 같은 기간 국제 금값이 45% 상승한 것을 크게 웃도는 3배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높은 금값은 금 주얼리 수요를 억제했다. 이로 인해 많은 업체들이 실적은 부진한데 주가만 상승하는 특이한 상황에 놓였다.
1분기 중국의 금 주얼리 수요는 전년 대비 27% 가까이 감소했다. 럭푹의 3월 마감 회계연도 이익은 40%, 차우상상은 20% 이상 감소했다. 차우타이푹의 매출도 17.5% 감소했고 이익은 9% 하락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차우타이푹의 매출총이익률은 5.5%포인트 상승한 29.5%를 기록해 수년래 최고치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9.8% 증가한 147억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이를 운영 효율성 개선과 제품 구성 최적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쇄신 경영진은 기존의 구세대 선호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매장 디자인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중국 본토에 5개의 '이미지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매장당 매출은 기존 매장 대비 30%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중국 본토와 홍콩에 약 20개의 신규 포맷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한 두바이, 태국, 호주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고급 금 주얼리와 웨딩 주얼리 수요가 강한 지역의 수요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 측면에서는 고정가격 금 제품이 돋보이는 실적을 보였다. 이 제품군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해 중국 본토 소매 매출의 19.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7.2%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고정가격 금 제품은 디자인과 장인정신을 반영한 가격으로 판매되어 차별화와 높은 수익성을 제공한다.
현재 차우타이푹의 주가수익비율(P/E)은 약 22배로, 홍콩 경쟁사인 차우상상의 7.5배, 럭푹의 9.3배를 크게 상회하지만 라오푸골드의 84.6배에는 크게 못 미친다. 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되지는 않았으나, 업계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와 재무적 안정성, 87%의 높은 배당성향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은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