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10억달러 규모 스페인 반도체 공장 투자 철회...주가 하락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AVGO)이 10억달러 규모의 스페인 공장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디지털전환부와 브로드컴 간의 투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는 2023년 스페인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 프로그램 'PERTE Chip'의 일환으로 처음 발표됐다. 당시 브로드컴은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스페인 정부는 프로젝트 규모가 1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유럽 내 유일무이한 대규모 후공정 반도체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브로드컴으로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이 낮은 유럽 사업을 강화할 기회였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결렬은 스페인 정부의 '무대응'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반도체 기업 해외 투자 반대 입장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브로드컴의 스페인 투자뿐 아니라 '다른 미국 기업과의 합작 투자'도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트럼프가 8월 1일부터 유럽연합(EU) 수입품에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점이다. 이는 미국과 EU 간 교역 감소와 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브로드컴은 EU가 디지털시장법(DMA)과 AI법을 통해 미국 기술기업들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상황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과 스페인 정부 모두 공장의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28개의 매수와 2개의 보유 의견을 받아 강력매수 의견을 받고 있다. 최고 목표가는 400달러다. 주가 컨센서스는 299.23달러로 현재가 대비 9.06%의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