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가 멜리오를 2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핀테크 업계가 주목했다. 멜리오는 미국 중소기업 결제 시장에서 가장 큰 기업은 아니다. 연간 결제 규모 300억달러와 8만명의 고객은 빌닷컴의 연간 3380억달러에 비하면 작은 규모다. 하지만 멜리오만의 강점이 있었고, 제로는 바로 이점을 주목했다. 제로에게 멜리오가 특별한 자산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자.
거래의 숫자
멜리오는 미국 B2B 결제 시장 규모 58조달러 중 0.05%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빌닷컴 고객 수의 6분의 1에 불과한 규모로 빌닷컴 결제 규모의 9%에 달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멜리오의 사용자들이 더 많은 금액을 결제하고 오래 머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로에게 이번 인수는 혁신적인 변화다. 북미 구독자가 42만2000명에서 50만명 가까이 늘어나고, 사용자당 평균 매출(ARPU)이 14달러에서 49달러로 급증하면서 제로의 미국 매출이 하룻밤 사이 3배로 늘어난다.
사기 방지, 리스크, 기술적 우위
사기 방지 모델의 실패가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시장에서 멜리오의 기술적 우위는 핵심 경쟁력이다. 마라톤 파트너스의 파트너이자 전 멜리오 이사회 멤버인 마이클 길로이는 "이는 사기와 리스크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고도의 기술적 핀테크 제품이다. 수백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며 시스템을 미세 조정했고,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점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멜리오는 손실 비율을 통제하면서도 20% 이상의 높은 결제 수수료 마진을 실현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경쟁사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성과다.
멜리오의 비밀 무기, 임베디드 네트워크
기술을 넘어 멜리오의 차별화 전략은 시장 진입 방식에 있다. 직접 판매뿐 아니라 쇼피파이, FIS, 수십 개의 지역 은행들의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길로이는 "멜리오는 네트워크 효과가 핵심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직접 판매와 임베디드 솔루션을 동시에 구축했다. 시장이 임베디드 솔루션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탁월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제로가 부족했던 B2B-중소기업 연계 엔진을 이번 인수로 즉시 확보하게 된 것이다.
바이럴 성장과 플랫폼 고착효과
멜리오의 네트워크 효과는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길로이는 "마탄과 데이터 사이언스 팀과 함께 K-팩터를 계산해봤는데 놀라운 수준이었다. 중소기업들이 결제를 하면 멜리오를 통해 대금을 받은 업체들이 새로운 고객이 되는 구조"라고 회상했다. 이러한 바이럴 루프는 고객 확보 비용을 낮추고 플랫폼의 고착효과를 높이는데, B2B 핀테크 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성과다.
균형 잡힌 플랫폼의 힘
멜리오의 성공은 기술이나 파트너십 어느 한 가지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길로이는 "파트너십, 네트워크, 단순성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다. 하나라도 없으면 나머지도 무너진다"고 말했다. 제로가 실제로 인수하는 것은 바로 이런 시너지다. 기술적으로 견고하고, 단순하며, 생태계 전반에 깊이 뿌리내린 플랫폼이다.
시장 영향
제로는 단순한 결제 도구가 아닌 멜리오의 기술력, 바이럴 네트워크, 플랫폼 파트너십을 인수하는 것이다. 제로가 이러한 강점들을 잘 통합한다면 미국 클라우드 회계와 결제 시장에서 인튜이트의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