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우려에도 BP·쉘·셰브론 등 석유주 상승

공급과잉 경고로 유가가 하락했음에도 석유 관련주들이 오늘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국가들이 세계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증산 태세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브렌트유는 장중 약 1.3% 하락했다.

IEA는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올해 4분기에 충돌하면서 유가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BP 주가는 0.13%, 쉘은 0.55%, 셰브론은 0.5% 상승했다.

I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68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1월 전망치보다 3분의 1 낮은 수준이며, 코로나19 침체기를 제외하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수요 부진의 주요 원인은 지속되는 세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며,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에서 두드러진다. 이들 3개국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인상 대상국이다.

이러한 수요 감소는 OPEC 석유카르텔이 증산을 모색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IEA는 올해 공급이 하루 25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이전 추정치보다 3분의 1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OPEC은 오늘 IEA와는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OPEC은 2026년 석유 수요가 하루 138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IEA 전망의 2배 수준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수치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EIA는 올해 들어 3억 배럴 이상의 석유가 비축됐다고 밝혔으나, IEA는 실제로는 2억2500만 배럴이라고 주장했다.

증권가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공급과잉의 영향을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기 어렵게 만들어 투자자들의 판단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XTB의 캐슬린 브룩스는 "IEA에 따르면 공급과잉은 2026년 말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유가를 제한할 수 있다"며 "금요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도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면 공급과잉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회담을 앞두고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BP는 4개의 매수와 6개의 보유 의견을 바탕으로 '중립적 매수' 의견을 받고 있다. 최고 목표가는 40달러다. BP 주식의 합의 목표가는 34.75달러로, 2%의 상승여력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