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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비철금속·화학 원료 일제 상승...중동 전쟁 여파-[원자재&ET]

2026-04-06 07:57:16
곡물·비철금속·화학 원료 일제 상승...중동 전쟁 여파-[원자재&ET]



이제는 전 국민이 ‘나프타’가 뭔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동안 뉴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종량제 봉투’ 때문인데요. 중동길이 막히면서 비닐과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수급도 불안정해졌습니다. 그래서 일명 ‘나프타 쇼크’, ‘나프타 대란’ 뉴스 헤드라인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데요. 플라스틱, 고무, 세제, 합섬섬유 등 우리 생활에 안 쓰이는 곳이 없기 때문에 ‘산업의 쌀’로 불립니다. 그런데 아시아 국가들은 이 나프타를 중동에서 많이 수입해 오기 때문에 현재 패닉 상태에 빠져 있는데요. 일본의 경우 60%를 수입하는데, 그중 대부분이 중동에서 옵니다. 우리나라도 현재 45%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는데요. 중동산 수입 비중이 77%로, 이번 중동전쟁에 따른 수급 영향이 큰 품목 중 하나죠.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국제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141.2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직전인 27일, 배럴당 68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등한 수치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공급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사이 미국의 나프타 수출은 역대급 풍년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원래 쓰던 중동산 나프타 대신, 미국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죠.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나프타 수출량은 약 1,500만 배럴로, 단일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볼텍사 데이터를 봐도, 1,150만 배럴로 추산되고 있는데 역시 4년래 최고 수준입니다.

중동의 길목이 막혀 나프타 수급이 꼬인 상황만큼이나, 알루미늄의 생산 현장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알루미늄은 자동차, 건설, 포장재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는 필수 금속 중 하나인데요. 이란이 중동 내 주요 알루미늄 생산국 두 곳을 공습하면서,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현재 알루미늄 선물은 LME 거래소에서 톤당 3,468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는데요. 전쟁 발발 이전인 27일 기준, 3,146달러에 거래됐으니 10% 정도 오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곧 재개되지 않으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 그러니까 ‘4,073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 당시 세계적인 알루미늄 업체, 러시아의 '루살'이 공급 차단 위기에 처하면서 전 세계 알루미늄 가격이 3주 만에 30%나 뛰었는데요. 당시 루살의 생산량이 연간 400만 톤이었습니다.
이번에 이란의 공격을 받은 두 시설의 합산 생산량은 320만 톤이고, 중동 전체로 치면 600만 톤이 넘습니다. 즉, 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이 2022년 러시아 사태와 맞먹거나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심각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때문에 현물 금속 가격이 3개월물 계약 대비 톤당 60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요. 이런 현상은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2분기에만 90만 톤의 알루미늄이 부족할 것으로 보는데요. 이대로라면 전 세계가 버틸 수 있는 알루미늄 재고가 겨우 45일분 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게다가 진짜 심각한 공급 부족은 3분기부터 닥칠 거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지금 당장은 전쟁이 터지기 직전에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물량들 덕에 어떻게 버틴다고 해도, 3분기부터는 진짜 고비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죠.
알루미늄 제련소는 한 번 멈추면 다시 가동하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이번 공격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 두 곳을 겨냥했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린 뒤에도 그 여파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위험이 큽니다. 철강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금속인 만큼, 가격이 계속 오르면 이미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고전 중인 제조업체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유가 급등은 식탁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3월 전세계 식량 가격지수가 전달보다 2.4% 오르면서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전쟁 때문에 뛴 에너지 가격은 이제 먹거리 가격까지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게 바로 설탕이랑 식용유인데요. 우선, 설탕. 세계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기름값이 비싸니 설탕 만들 사탕수수로 차 연료, 즉, 에탄올이나 만들자고 방향을 틀면서 설탕 공급이 확 줄었습니다. 식용유는 3개월 연속 상승세입니다. 팜유, 대두유, 해바라기유 등이 모두 오른 영향인데요. 기름값이 비싸지니 바이오 연료 수요가 늘어날거란 기대감이 반영됐고요. 밀 같은 경우는 3월 한 달간 4.3% 올랐습니다. 미 주요 재배지역의 기상이 안 좋은데다, 호주 농부들이 비료값이 비싸서 심는 양을 줄일거란 소식 때문이죠.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현재까지의 상승은 유가 상승에 따른 “완만한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풍부한 곡물 재고가 완충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분쟁이 장기화되면 말은 달라집니다. 40일 이상 지속되고 투입 비용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농부들이 비료 사용을 줄이거나 재배 면적을 축소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올해 하반기, 내년 전체의 식량 공급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원유뿐 아니라 곡물, 비철금속, 화학 원료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데요. 평화의 소식이 경제 회복의 첫 단추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머니플로우였습니다.

김지윤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