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CNBC에 이런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이제 시장에서는 ‘TACO 트레이드’를 넘어 새로운 신조어까지 등장했다는 내용인데요. 바로 “NACHO”입니다. “Not A Chance Hormuz Opens.” 직역하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뜻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호르무즈 해협은 결국 다시 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장은 점점 그 가능성을 믿지 않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예측 베팅 플랫폼인 ‘폴리마켓’을 보면, 5월까지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정상화될 확률은 21%, 6월까지는 46%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토로의 시장 분석가 자비에르 웡은 “시장은 이제 더 이상 빠른 해결 가능성에 희망을 걸지 않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이번 위기 동안 휴전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국제유가는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시 반등했는데요. “점점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시각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브렌트유 가격은 4월 말 기록했던 126달러 고점에서는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중동 긴장이 본격화되기 전보다 38%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죠. 한편, 시장 한 켠에서는 기존의 ‘TACO 트레이드’와 ‘NACHO 트레이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고유가 상황에도 불구, S&P500은 여전히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죠. 즉, 한편으로는 “호르무즈 리스크가 오래갈 수 있다”고 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미국과 이란이 결국 협상에 도달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향후 유가 흐름에 따라 금 가격 방향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만약 유가가 향후 1~3개월 동안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 가격은 5천달러 부근에서 추가 상승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반대로 평화 협정 체결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고, 또, 유가가 80달러 수준까지 안정된다면, 금 가격은 다시 빠르게 5천달러를 돌파하고, 5,500달러 재시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원유 재고 감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JP모간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석유 시스템에는 반드시 유지돼야 하는 ‘최소 재고 수준’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자동차 기름으로 비유하면 이해가 쉬울텐데요. 보통 기름이 완전히 ‘0’이 될 때까지 우리가 자동차를 타진 않죠. 경고등이 들어오면 미리 주유소를 찾게 되는데요. 석유 시장도 비슷합니다. 재고가 완전히 바닥나기 전부터 공급 시스템에 부담이 생기기 시작하고,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송유관이나 저장시설 등 시스템 자체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JP모간은 특히 OPEC 국가들의 원유 재고가 다음 달 초부터 이른바 ‘운영 스트레스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재고는 아직 남아 있지만, 공급 시스템에 압박이 생기기 시작하는 단계인데요. 버티긴 버티는데 시스템이 점점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지 않는다면, 오는 9월에는 이보다 더 심각한 단계, 즉 ‘운영 최소 수준’에 다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재고가 숫자상 남아 있어도 실제로는 꺼내 쓸 수 없는 물량은 아닌 건데요. 결국 9월쯤에는 글로벌 원유 공급 시스템 자체가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방식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거 다른 국제 분쟁에서 보여줬던 패턴과 비슷하다는 건데요. 복잡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보다는, 당장 시장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핵심 현안부터 먼저 진정시키려 한다는 겁니다. 현재 미국 입장에서 가장 급한 건, 결국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휘발유 가격 안정이죠.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유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가자식 합의’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충돌은 멈추고, 핵 문제나 군사 문제 같은 민감한 쟁점은 뒤로 미루는 방식인데요. 실제로 가자지구에서도 미국 측은 휴전 자체는 성사시켰지만, 정작 핵심 쟁점이었던 하마스 무장 해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숫자 뒤에 가려진 무고한 수많은 희생 역시 잊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머니플로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