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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관련주 하락…세미애널리시스 “루빈 NVL72 용량 변경”-[美증시 특징주]

2026-06-08 08:25:40
메모리 관련주 하락…세미애널리시스 “루빈 NVL72 용량 변경”-[美증시 특징주]


시장을 움직인 핵심 이슈와 종목들을 집중 분석하는 시간입니다. 마켓 무버입니다.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 마감 상황 보시고 아마 밤잠 설치신 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나스닥이 무려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고, 그동안 시장을 끌어왔던 기술주, 특히 반도체 쪽에서 거의 ‘패닉 셀’에 가까운 투매가 나왔는데요. 특히 이번 폭락의 도화선이 된 건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였습니다. 여기에 BNP파리바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고요. 설상가상으로 고용지표까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까지 커진겁니다.

[반도체]
그리고 이 불씨는 순식간에 반도체 섹터 전체로 번졌습니다. 마벨은 이날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종목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주가가 무려 16%나 하락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불과 지난주 화요일엔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마벨이 다음 1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주가가 32% 급등하기도 했었습니다. 환호성이 터진 지 불과 며칠 만에, 시장의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그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겁니다. 이 외에도 브로드컴은 이틀 동안 20% 가까이 하락했고요. AMD는 10%, 인텔과 퀄컴도 10% 넘게 내렸습니다. 암 역시 12% 떨어졌습니다.

[메모리]
매도세는 메모리로도 번졌는데요. 마이크론은 13%, 램리서치는 9%, 시게이트는 8%, 샌디스크는 11% 하락했습니다. 특히 메모리 쪽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가 악재까지 터졌습니다. 반도체 전문 리서치 기관인 세미애널리시스에서 보고서를 하나 냈는데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시스템인 '루빈 NVL72'의 랙당 메모리 용량을, 기존 예상치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시장은 "엔비디아가 메모리를 반밖에 안 쓴다"고 곧바로 해석해 버렸고, 결국 메모리 관련 주가들이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는 시장이 완전히 놓친 중요한 맥락이 있었는데요. 이번 용량 변경은 메모리를 안 쓰겠다는 게 아니라, AI 수요가 너무 폭발하다 보니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이 부족해져서 내놓게 된 대응 전략이라는 겁니다. 반도체 전문가들 역시 이번 조치로 오히려 전체 서버 출하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강력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얼어붙은 시장의 매도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반면, 이렇게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거센 하락세 속에서도 대피소를 찾았습니다. 바로 경기방어주인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섹터인데요. 콜게이트-팜올리브와 프록터앤드갬블이 4% 넘게 올랐고 코카콜라도 3% 상승하며 선방했습니다. 헬스케어 쪽에서도 인슐릿이 4%, 존슨앤존슨이 2% 오르면서 기술주 하락의 충격을 방어해 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헬스케어 섹터 내부에서는 눈여겨볼 만한 대형 리포트도 나왔습니다. TD 코웬이 오는 2030년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규모를 기존 1,39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한 건데요. 미국 내 가격 인하로 문턱이 낮아지는 데다, 알약 형태의 경구용 치료제도 출시됐고, 그리고 신약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겁니다. 특히 먹는 치료제의 비중을 기존 11%에서 14%로 높여 잡았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과정에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는 점인데, 일라이 릴리에 대해서는 개발 중인 차세대 치료제들이 성장세를 더 키울 수 있다며 전망을 높여 잡았고요. 반면 노보 노디스크에 대해서는 조금 더 보수적인 시각을 내놨습니다. 오젬픽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있고, 차세대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이유로 장기 매출 전망을 낮췄는데요. 이런 영향으로 일라이 릴리는 강보합권에서 마감한 반면, 노보 노디스크는 1.8% 하락했습니다.

[암호화폐]
주식시장이 힘든 하루를 보낸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의 충격은 이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비트코인은 가격이 크게 밀리며 한때 2024년 10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번 하락세는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기업인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소량을 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소식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고, 수억 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까지 도미노처럼 이어지면서 낙폭이 더 가팔라진 겁니다. 이 영향으로 스트래티지 주가 역시 주간 기준으로 24%나 하락하며,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습니다. 여기에 제도적 악재도 겹쳤습니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미 의회의 암호화폐 규제 법안, 이른바 '클래리티법'의 통과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건데요. 의원들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데다 입법 우선순위에서도 밀려나면서, 시장을 끌어올릴 핵심 촉매 하나가 힘을 잃게 된 겁니다. 하지만 이런 하락을 오히려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의 CEO는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며, 과거 비트코인이 200주 이동평균선에 도달했던 네 번의 사례 모두 완벽한 저가 매수 타이밍이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비트코인이 6만 1천 달러 선을 다시 회복하기도 했죠.

[암호화폐 플랫폼]
이렇게 긍정적인 전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플랫폼 기업들에게는 추가적인 압박이 더해졌습니다.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에 맞서기 위해 손을 잡은 건데요.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공동 토큰화 예금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돈은 기존 은행 계좌에 그대로 두면서도, 스테이블코인처럼 빠르게 송금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는 서클이나 테더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뿐 아니라,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같은 암호화폐 플랫폼에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요. 이런 영향으로 써클은 11%, 코인베이스는 7%, 로빈후드는 6% 하락했습니다.

결국 지난 금요일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업황 불안 속에,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시 성장보다 안전으로 향했고, 시장은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습니다. 지금까지 마켓무버였습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