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까지 치닫던 중동 정세가, 불과 몇 시간 만에 극적인 반전을 맞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 등 중동의 주요 이해관계국과 함께 세부 조항까지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사일이 오가던 상황에서 이제 서명과 악수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단 분위기가 번지자 유가와 국채금리는 즉각 하락했습니다. 유가는 두 유종 4%대 하락해 WTI는 배럴당 86달러선 브렌트유는 88달러선까지 내려왔고, 3대 지수는 상승폭을 키웠고 반도체주가 랠리를 보이면서 나스닥이 2.5%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 “합의가 임박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어왔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이르면 이번 주말 실제로 도장을 찍고 호르무즈가 열릴 때까지 끝까지 경계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장 마감 후 이란 외무부가 합의문 초안이 상당 부분 작성된 건 맞지만 아직 이란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자국의 레드라인 다시 말해 핵 문제 혹은 동결 자금 등으로 풀이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 만큼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발표된 5월 PPI, 1년 전보단 6.5% 그리고 한달전보단 1.1% 상승하며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3년 6개월만에 최고치입니다. 도매물가 상승분의 무려 80%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정유소에서 나오는 휘발유 도매가는 한 달 만에 23.4%나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CPI 와 마찬가지로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는 오히려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에너지, 전쟁이 문제였습니다.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은 공습 철회 소식 직후 “중동 사태만 매듭지어지면 올해 남은 기간 막혔던 바닷길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물류가 다시 돌기 시작하면 치솟던 인플레이션도 꺾이고, 연준도 굳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역시나 중동의 불씨가 확실히 꺼지느냐가 향후 유가와 글로벌 금리 그리고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에는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 시야를 조금 더 넓혀보죠. 인공지능 열풍을 타고 미국의 전력 사용량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전망입니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미국의 전력 수요는 올해에 이어 내년과 내후년까지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해, AI 데이터센터라는 '전기 먹는 하마'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데다 상업용 소비도 늘고있어 전력 창고가 빠르게 비어가고 있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전역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들은 전력 부족을 견디지 못하고 아예 자체 발전소를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 자체 발전 설비의 75%가 천연가스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나 원전을 쓰겠다고 말하지만, 실제 계약서를 열어보면 열에 아홉은 당장 가장 빠르게 설치할 수 있고 24시간 안정적인 천연가스로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월가에서는 물론 전력난을 해결할 '궁극의 카드'가 원전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원전이 완공될 때까지 당장 오늘밤 데이터센터를 돌릴 전기가 모자라다는 현실입니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다 보니, 이번주 트럼프 행정부는 한때 퇴출 대상이었던 '석탄 산업 부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로이터는 “원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천연가스에 이어 석탄까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로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앞으로 전력망을 넓히고 발전 설비를 확충하는 문제가 향후 에너지 정책과 투자 방향에 더 중요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