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하루 만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반도체 섹터의 주도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적 발언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형 계약 소식이 시장을 견인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메가캡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인텔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했다. 인텔은 애플과 미국 내 반도체 설계 및 생산을 아우르는 기념비적인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월가 사정에 정통한 딥워터 에셋 매니지먼트는 이번 계약에 대해 "인텔의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위상을 미국의 2류 기술 기업에서 최정상급 1류 기업으로 격상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파트너사인 애플의 주가는 1% 미만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전방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부담은 현실화되었다. 팀 쿡 애플 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메모리와 스토리지 칩 가격 급등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공식 선언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예정된 차기 CEO 존 터너스의 취임과 아이폰 18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애플이 선제적으로 가격 저항 리스크를 짊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상으로 아이폰 18 프로 등 신제품 가격이 최대 200달러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인텔발 호재는 반도체 업계 전반의 낙수효과로 이어졌다. 미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 기대감 속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훈풍을 타고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우주항공 리더 스페이스X는 이틀 연속 조정을 받았다. 외신 CNBC는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 따른 단기 수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정상적인 숨 고르기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스페이스X 주관사단은 이르면 다음 주 투자자들과 만나 최소 2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인공지능 기업 xAI 인수 과정에서 대형 은행들로부터 조달했던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제이피모간 등이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 매출 급증 소식과 규제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며 주가가 하락했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에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이 보안 우려로 중국 직접 서비스를 제한하자, 중국 빅테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를 우회로로 삼은 결과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중국 내 AI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으나, 미 정치권의 중국 규제 압박과 오픈AI의 기술 복제 위험성 경고 등 파트너십 균열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았다.
아마존은 자체 개발 AI 반도체인 트레이니엄을 외부 데이터 센터에 직접 판매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하며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자사 클라우드인 AWS 이용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하던 칩을 시장에 본격 유통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에 이어 아마존까지 자체 칩 외판을 선언하면서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 변화 여부에 월가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아마존 내부의 집단 반발 기류와 규제 당국의 감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독점 우려 속에서도 엔비디아의 주가는 견고함을 유지했다. 파리 비바테크 콘테스트를 기점으로 유럽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이유로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인 페이블 5와 미토스 5의 해외 수출을 통제하자,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미국산 AI 모델 보이콧 의사를 밝힌 점이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과 손잡고 1.4기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 센터 구축을 추진하며 대안 시장 확보에 나섰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인 FSD의 유럽 전역 승인을 앞두고 스웨덴 교통국의 강한 제동에 걸렸다. 스웨덴 당국은 테슬라 FSD가 법정 제한 속도를 초과하여 주행하는 결함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유럽 연합 차원의 승인을 거부해야 한다고 공식 권고했다. 네덜란드, 벨기에 등 일부 국가의 개별 승인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오는 6월 30일 예정된 유럽연합 회의에서 치열한 외교적 공방이 예상되며, 이는 테슬라 주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치적 긴장 완화에 따른 국제유가 안정세는 증시 전반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주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잠정 MOU 체결에 이어, JD 밴스 부통령이 1,2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적재한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발표하면서 엑슨모빌을 비롯한 에너지 섹터 주가는 리스크 완화 양상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