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는 노예해방 기념일로 하루 쉬어갔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켓무버에서는 올해 상반기 뉴욕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핵심 종목들을 되돌아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상반기 S&P500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주인공들은 과연 어떤 종목들이었을까요? 예상하셨겠지만, 주인공은 역시 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와 데이터 저장장치 기업들이었습니다.
샌디스크 (SNDK) 웨스턴 디지털 (WDC) 씨게이트 (STX)
그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1위는 무려 820%라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인 스토리지 기업, 샌디스크였습니다. 이어서 같은 저장장치 업종인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가 각각 상승률 2위와 4위를 휩쓸었는데요. 월가에서는 이 세 기업을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AI 수혜 부대'로 묶어 연일 극찬하고 있습니다.
우선 미즈호는 샌디스크의 목표가를 2,200달러로 크게 올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2,100달러로 목표가를 대폭 상향했습니다. 그리고 모건스탠리는 웨스턴디지털의 목표가를 650달러로, 씨게이트는 무려 1,035달러로 올려 잡았는데요. 워낙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이미 이 목표가를 넘어선 종목도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월가가 입을모아 공격적인 숫자를 제시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AI 시장이 커지면서 데이터 저장 수요는 그야말로 폭발하고 있는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인거죠. 그중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샌디스크의 사업 구조에도 주목하고 있는데요. 고객들과 다년 계약을 맺을 때 초기에는 가격을 고정해 두고, 이후에는 시장 가격을 연동하는 방식인데, 덕분에 가격이 떨어져도 최소한의 수익을 방어할 수 있고, 반대로 가격이 뛰면 이익을 더 극대화할 수 있어서 실적 안정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가 주력으로 하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수요 역시 매년 40% 넘게 급증하는 추세인데요. 반면, 공급 증가율은 30~35%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수요와 가격이 더 크게 급등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고, 이 경우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 주가는 각각 920달러와 1,446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강력한 청신호를 켜두었습니다.
인텔 (INTC)이러한 저장장치 열풍에 이어, 이번에는 반도체의 전통 강자죠, 인텔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인텔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두 단계나 한 번에 올려 잡으면서, 목표주가도 135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는데요. 현재 주가가 134달러 선까지 바짝 추격하며 월가의 높은 기대감이 시장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텔이 다시 각광받는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스스로 계획하고 추론하는 '에이전트형 AI'의 확산에 있습니다. 그동안의 AI가 질문에 답만 하던 단순 비서였다면, 에이전트형 AI는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완수하는 똑똑한 직장인에 가까운데요. 이렇게 AI가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전체 작업을 조율하고 통제하는 CPU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월가에서는 에이전트형 AI가 확산될수록 CPU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고요. 이 기대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솔루션 (CTSH)이제는 반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하락률 상위 기업들로 눈길을 돌려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무겁지만, 최근 유일하게 반전의 기회를 잡은 기업이 바로 코그니전트입니다. 코그니전트는 컨설팅 기업 중 외국인 전문직 취업비자를 가장 많이 신청하는 기업이다 보니, 트럼프 정부의 비자 수수료 인상 소식에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었는데요. 하지만 이달 초 웨드부시는 투자의견을 '아웃퍼폼'으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70달러로 높여 잡았습니다. 현재 43달러 선인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건데요. 올 하반기부터 그동안 공들여온 수천만 달러 규모의 대형 AI 계약들이 실제 매출로 찍히기 시작하는 데다, 산업별 맞춤형 AI 도구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어 비자 악재를 AI라는 무기로 멋지게 돌파해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스페이스X (SPCX)
이어서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상반기 뉴욕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스페이스X를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상장 초기부터 스페이스X를 가장 먼저 분석했던 오펜하이머는 지난주에 또 한 번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번에는 목표주가를 기존 190달러에서 무려 250달러로 껑충 올려 잡았는데, 현재 주가가 185달러 선이니까, 앞으로도 올라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뜻입니다. 오펜하이머는 스페이스X가 인기 AI 코딩 플랫폼인 '커서'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100만 명이 넘는 AI 개발자들과 기술력을 한꺼번에 품게 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리서치 기관인 아레테 리서치는 한술 더 떠서 그야말로 역대급 전망을 내놨습니다. 조금 더 멀리 내다본 2027년 말 목표주가로 무려 401달러를 제시한 건데요. 차세대 로켓인 스타십의 재사용 기술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여기에 우주 기반의 데이터센터 구축과 스타링크 사업 확장까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기업가치가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폭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스페이스X가 시총 상위권 구도를 얼마나 더 흔들어놓을지 지켜보시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MU)마지막으로 이번 주 목요일 새벽 5시, 운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반도체의 핵심, 마이크론입니다. 실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월가 투자은행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는데요. 스티펠과 도이치뱅크는 목표주가를 1,500달러로 높여 잡았고, 웨드부시 역시 1,3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월가가 이렇게 한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AI 열풍으로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HBM뿐만 아니라 D램 가격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실적 전망치도 계속 위로 튀어 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웨드부시는 최소 2027년에서 2028년까지는 이 강력한 AI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공급 과잉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도이치뱅크 역시 이번 분기 매출이 회사 가이던스 상단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확실한 호재가 계속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는 만큼, 이번 마이크론의 성적표도 주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마켓 무버였습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