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장 미 증시 혼조로 마감했습니다. 유가 급락과 기업 호실적에 다우 지수는 1% 오른 반면 글로벌 반도체 투매가 이어지며 나스닥 지수는 오늘도 0.2% 하락했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5% 내리며 고점 대비 25% 밀렸습니다. 이와 상반되게 애플은 장중 시총 5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오늘도 1% 상승하며 시총 1위 자리를 굳건히 했습니다. 한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유가는 4%대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WTI는 배럴당 79달러 브렌트유는 81달러 수준으로 2주 만에 최저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좋은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고, 중재국 오만을 중심으로 외교적 해법이 다시 논의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습니다. 비록 이란은 미국과 공식 협상을 재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추가 공습이 멈춘 것만으로도 원유시장에는 안도감이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협상 요청 그리고 절충안에 대한 보도와 발언이 다소 엇갈리자 월가에서는 입을 모아 아직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고 조언합니다 바이탈날리지는 군사적 충돌이든 협상이든 아직은 전개 방향이 불확실하다며, 이란과 후티 반군 위협이 에너지 공급을 계속 위협할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유가가 내리면서 국채금리도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유가가 이번주 들어 16% 정도의 낙폭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국채금리의 하락폭은 살짝 미미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짙게 깔린 영향으로 2년물은 4.28% 10년물은 4.60% 30년물은 5.09%로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달러인덱스도 여전히 101선입니다. 공습 중단 이후 에버코어ISI가 기관투자자 500명에게 물었더니 10년물 국채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66%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수치이며, 내일 있을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한 경계감에 더해 관세 이슈와 막대한 AI 투자도 물가 불안을 다시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AI 투자는 채권시장에도 비상이 걸리게 만들었습니다. 자금을 마련하려고 회사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기술기업들이 발행한 부채의 스프레드, 즉 국채 금리와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등급 기술주 회사채 스프레드는 연초 76bp에서 7월 하순 89bp까지 뛰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라클 같은 일부 하이퍼스케일러의 부채는 거의 정크본드에 근접한 스프레드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AI 투자가 야기한 걱정거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간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사인 PJM은 “필요한 발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이르면 내년 중반부터 전력 피크 타임에 강제 단전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폭염과 데이터센터 수요로 미국 50개 주 절반 이상에서 전력망 비상경보가 잇따라 발령됐고, 미 에너지부 역시 여기 빨간색으로 표시가 된 17개 주에 전력망 안정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AI 산업을 말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바로 병목입니다. 역설적으로 이 겹겹이 쌓인 병목은 AI 버블론을 반박하는 논리가 되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런 가운데 물리적 병목 중 메모리보다 더 풀기 까다로운 건 전력입니다. 공급망이 복잡해서 하나만 삐끗해도 데이터센터 문을 열지 못 하다 보니 국제에너지기구는 전력망 병목으로 계획된 데이터센터의 20%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옆에 초대형 가스발전소를 함께 짓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 정부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도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미국 텍사스의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이 유력합니다. 이미 장기 천연가스 공급처까지 확보해 뒀으며,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30년에 1단계 상업 가동에 들어갑니다. 폭증하는 AI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전력망을 넓히고 발전 설비를 확충하는 일이 글로벌 에너지 정책과 거대한 투자 흐름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