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백 효과가 채 하루도 가지 못하고 국채 금리는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이백 발표 이후 금융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달러와 비트코인 그리고 금값의 움직임입니다. 금융시장의 오랜 공식대로 라면, 금리가 오를 때는 미국 달러 가치도 함께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대로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인 금이나,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은 금리가 상승할 때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이 공식과 완전히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데도 달러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고, 반대로 이자가 없는 금과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이번 금리 상승은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 적자와 부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불신에서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달러라는 법정화폐의 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하자, 투자자들은 달러 자산을 매도하고 실물 가치를 지닌 대체 자산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러한 투자 흐름을 화폐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귀환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은 일주일 동안 25%에 달하는 상승폭을 기록하며 5월 이후 처음으로 7만 8천달러를 돌파했고, 한때 8만 달러 턱밑까지 치솟았습니다. 귀금속 역시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금 선물은 한 주 동안 5% 그리고 이달 들어 14% 넘게 올라 트로이온스당 4,66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은 선물 역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70달러에 다가섰습니다. 월가에서는 금값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UBS는 "투자자들이 채권과 달러 자산에 대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향후 12개월 내에 금 가격이 5,4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달러 가치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98 후반까지 떨어지며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에 이어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 국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만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재정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신이 그만큼 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번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는 월가의 중론과 달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정부의 개입이 결국 성공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만약 재무부가 30년물 국채 금리를 5% 아래로 끌어내리지 못 하고 이번 정책이 실패한다면 달러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