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중동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유가와 금리가 오르자 증시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나스닥이 1%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 넘게 하락했습니다. 오늘 증시 부진의 원인은 유가는 상승폭이 컸습니다. WTI는 6% 가까이 오른 배럴당 90달러 그리고 브렌트유는 7% 넘게 올라 배럴당 95달러를 기록하며 두 유종 모두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페르시안만을 빠져나가던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피격됐다는 점이 장 초반부터 불안감을 키웠는데,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한국과 사우디 유조선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봉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가운데 하루 평균 14척에 달하던 호르무즈 통과 선박수도 5척으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오늘 이례적인 부분은 그동안 미국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습 대부분을 주식 거래가 끝난 오후에 단행했지만, 오늘은 기존 패턴과 달리 정오에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장 후반으로 갈수록 양측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시장은 즉각 유가에 위험 프리미엄을 얹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에 더해 각국의 막대한 재정 지출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국채 매도세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금리를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30년 만에 연 3%를 돌파한 가운데, 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4.78%까지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30년물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부각되자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68%까지 뛰어올랐습니다. 여기에 미국 장기 금리의 열쇠를 쥔 일본의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다시 돌파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원화 가치도 중요한 변곡점에 서있다고 합니다. 그간 반도체 수출 호조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에 따른 대규모의 환전 물량이 원화 강세를 견인해 왔지만, 이 환전 모멘텀이 이번 달로 마감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환율을 받쳐주던 버팀목이 하나 사라진 상황에서 유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지속되고 달러엔 환율마저 162엔선으로 밀려난다면, 원화 역시 다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한편, 오늘 유가와 국채 금리 그리고 달러 인덱스가 모두 상승하면서 금속 선물들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잭슨홀 이후 매파적 분위기 여파로 금 선물은 한 달 만에 최저치인 트로이온스당 4,370달러선까지 밀렸는데, CNBC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힘을 받으면서 단기간에 금값이 4,200달러선까지 추가로 밀릴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비트코인도 7만 7천달러대에서 횡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악재로 떠오른 농산물 가격은 전쟁과 기후 이상으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JP모간은 “올 연말까지 증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지만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글로벌 국채 매도세 그리고 농산물 위기까지 주시해야 할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