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수) 전 거래일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 시장을 움직인 건 8월 고용보고서였는데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6만2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5만5000건의 세 배에 육박했습니다.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고요. 실업률은 4.1%로 한 달 전 수준을 유지했죠. 하지만 이 굿 뉴스가 증시에는 배드 뉴스가 됐습니다. 고용이 튼튼하면 연준이 물가에 집중하면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페드워치 기준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다시 58.6%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지수의 낙폭 자체는 크지 않았는데요. 다우 지수가 0.51%, 나스닥이 0.29%, S&P500은 0.38% 하락 마감했습니다.
(미국채)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는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릴 수밖에 없었겠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가 4bp 오른 4.37%로 작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날 백악관과 연준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가 좋으면 열기를 식혀야 한다는 시장의 사고방식 자체가 틀렸다며 "성장은 결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요.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정부가 연간 6500억 달러를 이자로 더 문다며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지난 7월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졌던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현재의 정책이 경제를 충분히 억제하지 못한다면서 연준이 지금 바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이렇게 고용지표 충격으로 미 증시가 약세를 보인 와중에도 반도체주만은 급등하며 뚜렷한 차별화 장세를 연출했는데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37% 크게 오르며 마감했죠. 독주의 불씨는 오픈AI가 공개한 GPT-6 아스트라였습니다. 아스트라는 검색과 프로그램 활용을 결합해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을 대폭 강화했는데요. AI가 진화할수록 연산량과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GPU뿐 아니라 HBM과 D램, 낸드 수요까지 확대될 거란 기대가 커진 겁니다.
(시총 상위)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던 건 테슬라였는데요.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했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5.92% 급락했죠. 초청 인사만 참석할 수 있었던 이번 텍사스 오스틴 행사에 일론 머스크 CEO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요. 실제 운영 데이터나 서비스 확대 계획 같은 추가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 사이버캡이 운전대나 브레이크 페달 같은 의무 장치 없이 안전 기준을 스스로 면제한 건 아닌지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찬물을 끼얹었는데요. 스페이스X 주가도 덩달아 1.2% 하락 마감했습니다.
(국제유가) 한편 국제유가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WTI는 배럴당 91달러, 브렌트유는 95달러를 가리키고 있죠. 주말 사이에도 미국과 이란의 보복 공방은 계속됐습니다. 현지시간 5일 미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던 이란 유조선 세 척을 타격해 한 척이 침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이란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려던 미군 수상 드론과 선박들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양측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소한 일”이라고 일축하며 확전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환율)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지자 달러도 강세를 나타냈죠. 달러인덱스는 0.25% 오른 99선을 기록했고요. 엔달러 환율은 소폭 올라 다시 156엔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JP모간에선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밑돌 경우, 아직 남아 있는 약 1,030억달러 규모의 엔화 숏 포지션이 연쇄 청산되면서, 이론적으로 환율이 142엔까지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350원으로 2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난 데다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 금값은 사흘 만에 하락했습니다. 금 선물이 1.38% 내린 4,477달러를 가리키고 있죠. 금리 인상 전망과 달러 가치가 함께 오르면서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 금리 인상 기대가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으로 작용하며 암호화폐 시장도 부진했는데요. 비트코인은 고용지표 발표 뒤 장중 3000달러가량 빠지면서 7만9000달러대로 내려왔고, 현재는 0.31% 다시 반등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월가에서는 금요일 장에 대해 어떤 한마디를 남겼는지도 확인해 보시죠. 먼저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미국이 당장 재정 건전화에 나설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글로벌 국채 매도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다만 최근 국채금리 급등은 물가나 연준의 신뢰 문제라기보다, 정부와 하이퍼스케일러가 쏟아내는 채권 물량을 받아줄 수요가 약해진 수급 불균형 탓이라고 진단했고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지금 실질금리를 밀어 올리는 가장 큰 원동력은 AI와 미래 기술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붐"이라고 분석했는데요. "금리 상승의 일부는 오히려 경제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일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