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Alphabet Inc, 나스닥: GOOG)에서 C는 여전히 쿠키를 의미한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크롬 브라우저에서 서드파티 쿠키를 유지하기로 한 예상치 못한 결정으로 디지털 광고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수년간 이 추적 도구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약속해온 이 기술 거인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서 업계 전반에 파문을 일으켰다.
애널리스트들과 업계 전문가들은 이 놀라운 결정의 영향에 대해 신속히 의견을 내놓았다. 많은 애드테크 기업들은 안도하는 모습이지만 일부는 여전히 경계하는 분위기다.
모두가 예상한 정책 번복
구글은 여러 차례의 지연과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이니셔티브에 대한 혼선 끝에 결국 쿠키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타깃팅과 측정을 위해 서드파티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는 애드테크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니덤의 애널리스트 로라 마틴(Laura Martin)은 "이는 구글을 포함해 오픈 인터넷 애드테크 생태계에 속한 모든 기업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러 업계 전문가들이 공유하는 견해다.
구글의 갑작스러운 쿠키 폐지 철회는 더욱 프라이버시 중심 모델로의 전환을 위한 오랜 노력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한 발전이다.
RBC 캐피털 마켓의 매튜 스완슨(Matthew Swanson)은 "샌드박스는 지속되지만, 쿠키 폐지는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번 결정으로 디지털 광고 업계, 특히 더트레이드데스크(The Trade Desk Inc, 나스닥: TTD), 크리테오(Criteo SA, 나스닥: CRTO), 퍼블매틱(PubMatic Inc, 나스닥: PUBM) 등 쿠키 없는 미래를 준비해온 기업들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해소됐다.
지연의 이유? 돈을 따라가라
그렇다면 왜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일까? 우선, 재정적 위험이 크다.
니덤의 마틴은 "디지털 시장은 '승자독식' 시장이며, 구글이 승자"라고 말했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지출의 38%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쿠키 폐지는 예측 불가능한 도전을 초래할 수 있었고, 이는 구글의 지배적 위치를 위협하고 2023년 기록한 2,370억 달러의 광고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전략적 관점에서 쿠키 유지는 구글의 더 광범위한 목표와 일치한다. 마틴이 지적했듯이, 구글은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하고 생성형 AI를 통합하여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구글의 전략적 입지는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이며, 구글이 기존의 광고 프레임워크를 유지하면서 혁신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업계 반응: 안도와 경계
시장의 초기 반응은 엇갈렸다. 서드파티 쿠키 손실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여겨졌던 크리테오의 주가는 이 소식에 9% 급등했다. 맥쿼리의 팀 놀렌(Tim Nollen)이 지적했듯이, 크리테오는 예상된 쿠키 단계적 폐지로 인해 2025년에 1억4000만-1억6000만 달러의 매출 타격을 예상했었다.
놀렌은 "크리테오 주가는 급등했고, 다른 애드테크 주식들은 엇갈린 반응"이라고 전했다.
한편 더트레이드데스크는 1% 소폭 상승에 그쳤다. 애널리스트들은 쿠키 관련 부담이 제거된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자사의 우수한 퍼스트파티 데이터 기반 공통 ID 시스템의 잠재적 상승 여력도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놀렌은 "시장의 부담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더트레이드데스크의 비즈니스 모델에 미치는 미묘한 영향을 지적했다.
광고주와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광고주들에게 구글의 결정은 현상 유지를 의미하며, 대체 타깃팅 방법을 적응하고 탐색할 시간을 더 벌어준 셈이다. 또한 퍼스트파티 데이터와 유튜브의 TrueView 광고와 같은 혁신적인 광고 형식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TrueView 광고는 소비자와 광고주 모두가 선호하는 건너뛰기 가능한 옵션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니덤의 보고서는 "2024년 상반기 TrueView 광고가 유튜브 전체 광고 수익의 약 85%를 차지했다"고 강조하며 유튜브 전략에서 TrueView 광고의 중요한 역할을 보여줬다.
소비자 측면에서 구글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개인 데이터에 대한 더 많은 통제권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이제 쿠키로 추적되거나 광고 전달을 위해 맥락별 관심사 그룹에 배치되는 것 중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은 사용자 경험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규제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프라이버시 중심 기술에 대한 증가하는 요구와 일치한다.
스완슨은 "구글은 크롬 내에서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더 큰 통제권을 제공하는 업데이트된 접근 방식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하며 구글의 혁신과 규정 준수 사이의 균형 노력을 강조했다.
전망: 구글과 애드테크의 새로운 시대
구글이 9월 9일 법무부와의 반독점 재판에 들어가는 가운데, 쿠키를 유지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규제 감시를 헤쳐나가는 데 전략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구글은 선택과 투명성의 모습을 유지함으로써 사용자와 규제 기관 모두를 달래면서 애드테크 생태계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
초기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쿠키를 유지하기로 한 결정이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구글의 적응력을 보여주며, 외부 압력에 대응하면서도 자사의 강점을 활용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마틴은 "구글은 우리의 2024년 대형주 최고 주식 선택"이라고 말하며, 구글의 전략적 움직임을 장기적 승리로 보는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전망을 반영했다.
결국 구글의 쿠키 괴물은 지금은 물러났을지 모르지만, 프라이버시, 데이터, 혁신을 둘러싼 더 넓은 논의는 계속된다. 디지털 광고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업계는 구글이 지배력과 끊임없는 변화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갈지 주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