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인체용의약품위원회(CHMP)가 26일(현지시간)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채택했다.
두 회사는 이 약물을 초기 알츠하이머병(경도 인지장애 및 경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받고자 했다. 레카네맙은 인간화된 항체로, 가용성 응집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CHMP는 레켐비가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이는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을 상쇄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레켐비를 투여받은 환자들에게서 뇌 부종과 출혈 가능성을 포함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3월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CHMP에서 예정되었던 구두 설명 기회가 연기되면서 규제 관련 차질을 겪은 바 있다.
한편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위원회는 도나네맙의 이점이 관련 위험을 상회한다고 판단했다.
에자이의 크래머 임상최고책임자(CCO)는 "CHMP의 부정적 의견에 매우 실망했으며, 이는 더 넓은 알츠하이머병 커뮤니티에도 실망스러운 소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자이는 CHMP 의견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할 예정이며, 유럽연합(EU)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이 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당국과 협력할 계획이다.
레카네맙은 이미 미국, 일본, 중국, 한국, 홍콩, 이스라엘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레켐비라는 상품명으로), 일본,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유럽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690만 명으로 추산되며, 고령화로 인해 2050년까지 이 수치가 거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자이는 레카네맙의 개발과 전 세계 규제 제출을 주도하고 있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공동으로 제품을 상용화하고 홍보하며, 최종 의사결정 권한은 에자이가 가지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바이오젠 주가는 금요일 마지막 거래에서 6.11% 하락한 213.55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