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승패와 관계없이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2024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2025년 1월 부통령 임기가 끝나면 2024년 대선과 관련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부통령 자격으로 해리스는 의회를 주재하며 2024년 대선 결과를 인증하게 된다.
2025년 1월 6일, 해리스 부통령과 의회는 선거인단 투표를 집계하고 해리스 본인 또는 트럼프가 당선돼 미국의 47대 대통령이 될 것임을 공식 인증하게 된다.
대변인 커스틴 앨런(Kirsten Allen)이 폴리티코(Politico)에 밝힌 바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결과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1월 6일의 역할은 순수히 의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해리스 부통령 측이 처음으로 선거 결과 인증에 대한 명시적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부통령이 자신의 소속 정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결과를 감독한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거나 패배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증 절차는 선거의 중요한 사건이 될 수 있다.
한 변호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인증 과정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역할이 2020년 대선과는 크게 대조된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탠포드 대학교 헌법법 센터의 매튜 셀리그먼(Matthew Seligman) 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은 위헌적 권력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녀는 제도를 구하기 위해 제도를 파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헌법 제12조는 부통령이 선거 인증 과정에서 가진 권한을 제한하지만, 이는 2020년 대선에서 주요 쟁점이 됐다.
2020년 대선 인증 과정은 중심 화제가 됐는데, 트럼프가 마이크 펜스(Mike Pence) 당시 부통령에게 투표와 개표 과정의 문제를 이유로 결과를 인증하지 말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은 결국 2020년 대선 결과를 인증했다.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은 2021년 1월 6일 선거 인증과 같은 날 발생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폭도들이 선거 결과에 항의하며 펜스의 인증 행위에 대응해 "펜스를 매달아라"고 외쳤다.
이 사건 이후 펜스와 트럼프 사이에 불화가 생겼고, 결국 트럼프는 2024년 대선 러닝메이트로 펜스를 선택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J.D. 밴스(J.D. Vance)는 자신이 당시 부통령이었다면 트럼프의 말을 들었을 것이며 2020년 대선 인증 과정을 막으려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4년 인증 과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선거 집계 개혁법에 서명한 이후 처음 진행되는 것이다. 이 법은 인증 과정에서 부통령의 역할에 대한 세부 사항을 추가하고 의회가 주(州)의 인증된 선거인단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