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실리콘밸리 테크 투자자들의 정치적 지지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몇 주 전, 여러 테크 투자자들이 초기단계 벤처캐피털 파트너에게 접근해 '카말라를 위한 벤처캐피털(VCs for Kamala)' 지지 그룹을 통해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파트너는 해리스에 대한 지지 부족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공개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고 한다.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과거 테크 업계에서 정치적 지지 활동, 특히 공화당 지지는 금기시되었다. 하지만 최근 테크 업계 내 공화당 지지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민주당 지지자들도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늘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를 지지하고 소셜 미디어에서 전 대통령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 벤 호로위츠(Ben Horowitz), 더그 레오네(Doug Leone),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 등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들도 트럼프를 지지하고 나섰다.
로비 캐피털과 어거스트 캐피털의 투자자인 데이비드 호닉(David Hornik)은 "실리콘밸리의 대다수, 즉 기업가들이나 투자자들은 항상 광범위하게 진보적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이것이 변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우파로의 이동에 대응해 링크드인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벤처 투자자 론 콘웨이(Ron Conway) 등 진보 성향의 인사들은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현재 800명 이상의 투자자들이 '카말라를 위한 벤처캐피털'에 서명했다.
'카말라를 위한 벤처캐피털' 창립자 레슬리 파인자이그(Leslie Feinzaig)는 "우리가 보통 보지 못했던 불만 표출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모든 사람 중에서 정치적 대변인이 되리라고는 믿을 수 없다. 그레이엄 앤 워커에서는 정치 금지 규칙이 있었다. 우리는 모든 견해를 존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소란에도 불구하고 테크 업계 관계자들은 비즈니스가 여전히 주요 관심사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선거는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고, 여름 동안 딜메이킹이 부진했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선거로 인한 소음으로 일부 기업들은 11월 이후로 상장 계획을 미루고 있다.
실리콘밸리 내 정치적 지지 활동의 변화는 테크 산업 전반의 더 큰 변화를 나타낸다. 정치적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비즈니스 결정과 전반적인 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테크 리더들과 투자자들의 정치 참여 증가는 프라이버시, 반독점, 데이터 보호 등의 분야에서 테크 섹터 내 정책과 규제의 방향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정치적 분열은 실리콘밸리의 특징이었던 협력 정신에 영향을 미쳐 잠재적으로 더 분열된 테크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