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헬렌이 목요일 미국 남동부를 강타해 치명적인 홍수와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일으켰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주를 강타한 이번 폭풍은 50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헬렌과 반도체의 상관관계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광산 마을인 스프루스 파인에는 세계에서 가장 순도 높은 석영이 매장돼 있다고 더버지는 전했다. 이 마을의 석영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실리콘 웨이퍼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스프루스 파인 인근 도로가 완전히 물에 잠긴 모습이 확인된다. 다만 마을 광산 운영에 대한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불분명하다. 이 마을의 광산 회사 중 하나인 더쿼츠코프의 대변인은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폭풍이 회사 운영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이번이 자연재해가 스프루스 파인의 광산 운영에 영향을 미친 첫 사례는 아니다. 2008년 화재로 인해 마을의 고순도 석영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업계에 충격을 줬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하지만 16년이 지난 지금, 반도체는 자동차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고급 칩이 필요한 만큼 글로벌 경제에 훨씬 더 중요해졌다.
배경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공급 제약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허리케인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 중단과 같은 공급망 문제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스프루스 파인의 원자재에 의존하는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이번 홍수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들 기업에는 대만 반도체제조(TSM), ASML 홀딩(ASML),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 등이 포함된다.
허리케인 헬렌으로 인한 혼란 외에도 부두 노동자들과의 노사 분쟁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상품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증권가는 아마존, 애플, 테슬라 등이 동부 해안 부두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