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쿠반과 트럼프, TV 라이벌에서 정치적 동지로... 그리고 다시 갈등으로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쿠반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며 여러 양상을 보였다. 이들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인연은 TV 경쟁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2004년, 쿠반의 '더 베네팩터'와 트럼프의 '어프렌티스'가 방영을 시작했다. '어프렌티스'는 15시즌 동안 방영된 반면, '더 베네팩터'는 6회 만에 취소됐다.

당시 쿠반은 블로그 글 '고마워요, 도널드'에서 트럼프가 시카고 선타임스에 "100명이 우리 쇼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하려 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샤크 탱크' 스타인 쿠반은 "혼란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히 말하겠다. '더 베네팩터'는 '어프렌티스'와 전혀 다를 것이다. 왜냐고? 도널드, 우리는 어떤 면에서도 비슷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글에서 쿠반은 1999년 마라라고에서 열린 슈퍼볼 파티에서 트럼프를 만난 후 뉴욕에서 만나자는 초대를 받았던 일을 회상했다.

쿠반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의 사무실 벽은 트럼프 자신이 등장한 사진과 잡지 표지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고 한다.

"당신 사무실을 나온 후, 나는 만약 내가 현금화할 수 있는 엄청난 돈을 은행에 가지게 된다면, 당신과는 달리 매 순간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그것을 상기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우리의 성공에 대한 정의가 완전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쿠반의 블로그 글 이후 트럼프는 쿠반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고, 이에 쿠반은 '당연히 기억 못하겠죠, 도널드'라는 제목의 후속 글을 올렸다.

5년 후인 2009년, 쿠반은 트럼프의 마케팅 수완을 칭찬했다. "도널드는 대단하다. 그는 마케팅과 프로모션의 기준을 세웠고, 그를 MMA에 참여시키고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HDNet에게 놀라운 기회"라고 말했다.

쿠반은 처음에 트럼프의 정치적 포부를 지지했지만, 성공에 대한 견해 차이와 공화당 후보의 끊임없는 자기 홍보로 인해 나중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두 사람은 2009년 쿠반의 HDNet 네트워크를 통해 종합격투기(MMA) 이벤트를 홍보하기 위해 협력하기도 했다.

2017년 트럼프는 쿠반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만큼 똑똑하지 않다고 말하며 맞받아쳤다.

지난주 쿠반은 2016년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인정했지만, 러닝메이트인 JD 밴스와의 대화 이후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쿠반은 "나는 그(트럼프)를 전혀 미워하지 않는다. 단지 그가 형편없는 대통령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8월 비벡 라마스와미와의 대화에서 쿠반은 "실제로 나는 도널드를 지지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그를 더 잘 알게 됐다. '그는 대단하고, 전형적인 스텝포드 후보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당시에도 비윤리적이었고, 지금도 비윤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쿠반은 2024년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