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치(Apache)가 텍사스 서부 '알파인 하이(Alpine High)' 지역에서 대규모 유전 발견을 선언한 지 4년 만에 30억 달러 상각 손실을 기록하고 개발을 중단했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생산 실적을 숨겼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아파치는 6500만 달러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2014년 아파치는 텍사스 서부에서 약 30만 에이커의 토지를 매입하고 '알파인 하이'라고 명명했다. 2016년 회사는 이 지역에서 대규모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하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약속했다.
당시 존 크리스트만(John J. Christmann) 최고경영자(CEO)는 "알파인 하이는 향후 수년간 주주들에게 상당한 가치를 제공할 거대한 자원"이라고 선전했다. 그는 이 발견을 "세계적 수준의 자원 매장지"라고 칭하며 대량의 천연가스와 천연가스액, 석유 생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 판결에 따르면 아파치는 알파인 하이에서 수많은 시추공을 뚫었지만 석유나 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 '제로 생산' 우물이 많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2016년 9월 아파치는 하루 281배럴을 생산하는 우물을 보고했지만, 11월에는 생산량이 제로로 떨어져 5개월 동안 지속됐다.
2020년 초 알파인 하이의 경제성 없음이 드러나자 아파치는 30억 달러의 상각 손실을 기록하고 배당금을 90% 삭감했다. 한때 주당 69달러였던 주가는 2020년 3월까지 93%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