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건강한 미국 만들기' 어젠다를 추진하기 위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시사했다. 케네디의 정확한 임명 내용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트럼프의 발언으로 인해 케네디가 적극 지지해온 대마초와 환각제에 대한 미국의 약물 정책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케네디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부여할 것이라며 "건강 분야에서 마음껏 활동하도록" 하고 "그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공식적으로 발표된 특정 역할도 없다.
케네디가 대마초와 환각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표명해온 점을 고려하면, 그가 권한을 부여받을 경우 이 분야의 규제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의 잠재적 임명은 특히 공중보건 옹호자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그가 과거에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근거 없는 이론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러한 주장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철저히 반박된 바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홍역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4년에 13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의 4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로, 일부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백신 접종률 저하와 연관 짓고 있다.
케네디는 연방 차원의 대마초 비범죄화를 지지해왔다. 그는 각 주가 자체적으로 대마초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면서 대마초 세금으로 연방 수입을 창출해 재활 센터 설립에 투자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케네디가 구상하는 이 센터들은 농촌 지역에 위치하며 원예와 임업 등의 활동을 포함한 총체적인 회복 프로그램에 중점을 둘 것이다. 그의 대마초 개혁 접근법은 연방 차원의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세수를 공중보건 이니셔티브에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케네디가 연방 대마초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또 다른 우선순위는 업계의 안전한 금융 서비스 접근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많은 대마초 관련 기업들이 연방 규제로 인해 현금 거래만 가능한 상황이어서 보안 위험이 높고 금융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케네디는 대마초 기업들을 공식 금융권에 편입시키는 개혁을 지지해 왔으며, 이를 통해 업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각제에 대한 케네디의 견해는 개인적 경험과 정신 건강 치료제로서의 환각제에 대한 인식 확대에 영향을 받았다.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그는 아들이 향정신성 물질을 경험한 후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던 사례를 언급했다. 이러한 경험과 함께 재향군인들과 운동선수들의 증언은 케네디가 특히 치료 환경에서의 환각제 비범죄화를 지지하게 된 계기가 됐다.
케네디는 "내 성향으로는 최소한 치료 환경에서, 어쩌면 더 광범위하게 환각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기업의 통제와 착취를 막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밝혀 환각제 합법화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시사했다.
트럼프가 케네디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약속했지만, 그의 정확한 역할과 권한 범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세부사항이 공개되면 많은 이들이 케네디가 새 행정부 내에서 친 대마초 및 환각제 어젠다를 어떻게 추진할 수 있을지 주목할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보건 정책 개혁에 중점을 둔 그의 성향으로 볼 때 대마초와 환각제에 대해 보다 자유로운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이니셔티브가 연방 정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는 불분명하다.
케네디는 자신이 '백악관 보건 차르'로 일할 수 있다고 암시했는데, 이는 특정 기관을 직접 이끌지 않고도 보건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자유를 줄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향후 진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