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딥시크` 쇼크에 美 기술주 1.2조 달러 증발… 수혜 예상되는 中 빅테크 4곳은

중국 오픈소스 인공지능(AI) 플랫폼 '딥시크 R1'(DeepSeek R1)이 미국 기술주에 충격을 주고 있다. 월요일 미국 장 전 거래에서 기술주들이 급락하며 1.2조 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미 동부시간 오전 8시 기준 나스닥 100 선물은 4% 급락했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최악의 하락세다.

AI 개발의 근간인 반도체 주식들이 급락세의 중심에 섰다. AI 대표주인 엔비디아는 12% 폭락해 2020년 3월 18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는 4.5% 하락했다. 마벨 테크놀로지(-13%), 브로드컴(-11%), ARM 홀딩스(-9.5%)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AI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관련주들도 급락세를 보였다. GE 버노바(-14%), 비스트라(-11.5%), 컨스털레이션 에너지(-11.5%), 아리스타 네트웍스(-10%) 등이 하락했다.

S&P 500 선물은 2.2% 하락했고, 기술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시장 상승을 주도했던 AI 주식들의 하락으로 하루 만에 1.2조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할 위기에 처했다.

오픈소스 AI 모델인 딥시크 R1은 미국의 최고 AI 모델들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비용은 훨씬 적게 든다고 알려졌다. 저전력 엔비디아 칩을 활용해 미국의 수출 규제도 우회했다.

트레이드 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수석 시장 분석가는 "딥시크가 미국의 주요 모델들과 견줄 만한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했다. 그것도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덜 강력한 칩을 사용해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현재의 가격 모델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만딥 싱 애널리스트는 "오픈AI가 프리미엄 구독에 월 200달러를 받고 있는데, 오픈소스 대안이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성능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면 이런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2025-2027년에 계획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본 지출이 변경될 경우, AI 투자의 방향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싱 애널리스트는 "2025년 자본 지출 계획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당장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식들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AI 열풍이 이제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주 주요 미국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해답을 요구하고 있다.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 대표는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4분기 실적이 실망스럽다면, 이 7개 종목이 S&P 500 시가총액의 30.5%를 차지하고 있어 지수를 크게 끌어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로널드 콩 애널리스트는 일요일 보고서에서 딥시크의 혁신이 AI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어 글로벌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콩 애널리스트는 "중국 모델들의 민첩성 증가와 컴퓨팅 비용 효율성의 큰 개선으로 AI 애플리케이션의 채택, 탐색, 확산이 더욱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최대 클라우드 제공업체인 알리바바와 위챗 생태계에 AI를 깊이 통합한 텐센트 등 중국 AI 기업들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콩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 기업인 GDS 홀딩스와 브이넷 그룹도 "장기적인 AI 도입 증가로 인한 퍼블릭 클라우드와 AI 컴퓨팅 수요 성장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