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석] 중국증시 무료 강연회](https://img.wownet.co.kr/banner/202505/202505138869df34f779414285673a7181b19c50.jpg)

2025년 봄, 중동 예멘 전투 격화와 인도-파키스탄 긴장 고조 등 두 개의 주요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됐다. 이러한 갈등이 지역적으로 국한되어 있음에도 글로벌 시장은 더 이상 세계를 '분쟁지역'과 '안전지대'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 모든 군사적 사건은 이제 시스템적 리스크의 신호로 인식되며, 투자자 행동과 환율, 강세를 보이는 미 달러화, 안전자산으로서 부각되는 금 가격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타당한 근거를 가진다. 오늘날 상호 연결된 경제에서 안정성에 대한 신뢰는 가장 희소한 '자산' 중 하나가 됐다. 시장은 지역 분쟁에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이를 글로벌 거시경제 동인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예멘 사태 악화를 시스템적 리스크로 보고 금을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년 5월 초 이후 금 가격은 온스당 3,200달러에서 3,450달러 근처까지 상승했으나, 4월 최고치인 3,500달러는 아직 돌파하지 못했다. 금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관심은 분쟁 확대 우려뿐만 아니라 투자 행태의 광범위한 전략적 변화에서 비롯됐다. 브렌트유가 4월 이후 60~67달러 사이에서 움직이는 등 유가가 지정학적 상황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금은 불안 심리 고조와 글로벌 안정성에 대한 신뢰 약화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부상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글로벌 금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310톤을 기록했으며, 투자 수요는 같은 기간 170% 급증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는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인 226.5톤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의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 모두 통화 및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헤지에 나섰다. 그러나 5월 초에는 반전이 나타났다. ETF 보유량은 5월 2일 기준 1.6톤 감소했고, 이전 2주 동안 18톤 이상 추가 감소해 2024년 11월 이후 최대 유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후퇴는 최근 랠리 이후 차익실현과 3,500달러라는 '심리적 저항선' 부근에서의 주저함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은 여전히 글로벌 불안의 민감한 척도로 남아있지만,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전략적 움직임을 선호하며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다. 최근의 하락세는 재평가 기간을 시사하는데, 일부는 수익을 확정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이는 금이 공황에 따른 선택이 아닌 계산된 틀 안에서 보호자산으로서의 지속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리스크 회피 속에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최근 금리를 동결하고 관계자들이 2026년 초 이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달러화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과의 무역협정 추진과 중국과의 관세 분쟁 해결 노력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러화의 '신뢰 통화' 지위를 강화했다.
단기적으로 달러화의 강세는 연준의 안정적인 통화정책과 외부 압력에 대한 시장의 신중한 대응을 반영한다. 지역 분쟁이 불확실성을 높이는 가운데에도 달러화는 계속해서 투자자 신뢰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예멘과 남아시아의 분쟁을 포함한 지정학적 불안정이 글로벌 시장을 재편하면서 투자자들의 전략 재고를 촉발하고 있다. 자본은 점차 금과 달러화 같은 리스크 방어 자산으로 흘러들고 있다.
금은 '안전자산'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의 가격 움직임은 공황적 투자 감소와 함께 더욱 신중한 투자 결정으로의 전환을 시사한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지속적인 강세는 예측 가능한 정책에 기반한 '경화'에 대한 수요 증가를 보여준다.
오늘날 모든 지역 분쟁은 글로벌 경제 서사의 일부가 되고 있다. 확전 우려는 기대심리를 형성하고, 이는 투자자 행동과 자산 이동을 주도한다. 지정학은 더 이상 단순한 배경이 아닌 글로벌 거시경제의 구조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투자자들은 최대 수익률 추구에서 지속가능성과 자본 보전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시장은 더 이상 '어디서 돈을 벌 것인가'가 아닌 '다음 충격에서 무엇이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