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감기 주기 더는 통하지 않는다

한때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리듬을 주도했던 비트코인 반감기 주기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4년마다 공급량이 감소하고, 시장 서사가 부풀어 오르며, 시장이 긴 겨울과 급격한 고점을 향해 거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공식이 이제 끝났다. 반감기 시계가 멈춘 것이다.

인간의 반사 작용과 유동성이 멈추지 않는 한 시장 순환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깔끔했던 4년 주기는 이제 깨졌으며, 유동성 체제와 정책 충격, 중첩된 섹터별 서사가 단일한 채굴 보상 주기를 대체했다.

기계적인 공급 감소는 시장 규모가 작고 수요 기회가 제한적이었을 때는 중요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더 많은 투자자들이 규제된 상품을 통해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주 단위로 변화하는 모델 기반 자산 배분이 더해지면서 상황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반감기 패턴과 기대를 흔들어 놓았다. 올해 이더리움 현물 ETF는 20일 연속 자금이 유입되며 월간 54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대형 기관들이 스프레드와 시장 변동성 변화에 따라 수주 내에 투자 비중을 조정한 결과다.

이제는 자금 흐름이 시장을 지배한다. 리밸런싱과 베이시스 거래, 변동성 목표 전략에 따른 펀드 자금의 유출입이 미니 사이클을 만들어내며, 이는 채굴 보상 일정과 무관하게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장기 주기가 아닌 단기 에피소드 형태로 움직인다. 반감기를 마스터 클록으로 여기는 것은 이제 늦은 진입과 과도한 체류, 잘못된 확신만을 초래할 뿐이다.

이제 관점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거시 유동성이 템포를 결정

채굴자 공급량은 글로벌 유동성에 비하면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금리와 달러 상황, 재정 충격이 자산 전반의 위험 선호도를 좌우하며, 암호화폐도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다만 더 거친 파도 속에서다.

반감기의 기계적 공급 충격은 거시 유동성과 정책 신호에 의해 압도됐다. 글로벌 유동성이 풀리면 암호화폐는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유동성이 긴축되면 반감기 일정과 관계없이 모든 것이 압축된다.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신기록을 경신한 것은 새로운 반감기 때문이 아니라 위험 자산 선호 자금 흐름과 접근성 확대에 힘입은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4조 달러 시가총액을 기록한 것이 말해주듯 거시 환경이 템포를 결정하고 암호화폐는 이에 맞춰 움직인다.

비동기 섹터가 만드는 중첩된 미니 사이클

이제 시장은 위성들을 거느린 하나의 자산이 아닌, 레이어2(L2) 처리량 급증, 리스테이킹 실험,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 스테이블코인 유통속도, 온체인 실물자산(RWA) 등 준독립적 경제들의 연합체가 됐다.

각각은 고유한 촉매제와 반사성, 고점을 가지고 있다. 이더리움 관련 상품이 한 달 만에 수십억 달러를 끌어들이는 동안 비트코인 관련 상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서사의 순환이 4년 주기가 아닌 월 단위로 일어나는 것이 이제는 일반적이다.

시장의 고점과 저점이 중첩되는 이러한 미니 사이클은 하나의 큰 박자를 여러 섹터별 흐름의 다중 리듬으로 대체했다. 이는 단순한 경험칙에 의존하는 투자자들에게 치명적인데, 이제는 구식 달력 신화가 아닌 유동성과 상품 구조, 규제 기회를 기반으로 타이밍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불편하지만 분명하다. 인간의 반사 작용은 변하지 않았기에 시장은 계속 순환하지만 동인이 달라졌다. 반감기는 일정 관리 도구가 아닌 기본적 배경으로 취급해야 한다. ETF와 펀드의 자금 흐름 체제를 추적하고 거시 유동성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때 급격한 비주기적 하락이 있을 수 있으며, 모델 흐름이 반전될 때 똑같이 급격한 회복이 있을 수 있다. 여전히 반감기 시계에 매달린 트레이더들은 늦게 도착할 것이고, 유동성과 구조를 읽는 이들은 이미 시장을 선점할 자리에 있을 것이다.

여전히 옛 공식이 다음 행동의 신호가 되기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오케스트라가 바뀌었고 지휘자는 오래전에 떠났으며 템포는 이제 곡 중간에도 바뀐다. 적응하지 못하면 청산 유동성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