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 대기업 화이자(PFE)가 최소 350개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계획하는 제약사들 중 선두에 나섰다고 로이터가 입수한 데이터가 보여준다. 이번 조치는 미국인들을 위한 약가 인하를 추진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캠페인에 대한 업계의 저항을 보여준다.
보건 연구 기관 3 Axis Advisors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의약품들의 정가 인상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가격은 중간값 기준 4% 인상되며, 이는 2025년 초에 이루어진 인상폭과 유사하다.
목록에는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그리고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로 인한 통증성 발진인 대상포진 치료제가 포함되어 있다. 다만 제약사들이 약 9개 의약품에 대해서는 가격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여기에는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미국 기반 일라이 릴리(LLY)가 공동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스의 40% 가격 인하가 포함된다.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약가 인하 대가로 3년간 관세 면제를 확보한 첫 번째 제약사인 화이자는 목록에 있는 약 80개 의약품을 차지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이 대형 제약사의 가격 인상 대상 의약품에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암 치료제 입랜스, 편두통 치료제 너텍이 포함된다. 다만 데이터에 따르면 화이자의 가격 인상 대부분은 10%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대해 약 15% 인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일부 저가 병원용 의약품의 가격은 4배 이상 인상할 예정이다. 성명에서 화이자는 일부 의약품과 백신의 "소폭 인상"이 신약 개발 지원과 높아진 사업 비용 대응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화이자가 최근 2026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2025년 대비 코로나19 제품 매출이 15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나왔으며, PFE 주가는 올해 겨우 1% 상승에 그쳤다. 더욱이 모건스탠리의 테렌스 플린 애널리스트는 최근 2026년 화이자에 대해 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초점이 정치 및 규제 이슈에서 화이자의 재무 펀더멘털로 다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몇 달간 트럼프 행정부는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NVO), 노바티스(NVS), 사노피(SNY), GSK(GSK)를 포함한 여러 제약사들과 할인된 약가 협정을 체결했다. 일라이 릴리의 자디앙스는 미국 정부가 메디케어 수혜자들을 위해 인하된 가격을 확보한 10개 의약품 중 하나다.
월가 전반에서 화이자 주식은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에 따라 중립적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3개월간 15명의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5건의 매수와 10건의 보유 의견으로 구성된다.
다만 평균 PFE 목표주가 28.80달러는 현재 거래 수준 대비 15% 이상의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