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미국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OPEN)가 지난주 스포티파이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카즈 네자티안을 신임 CEO로 선임한다고 발표한 후 주가가 30% 가까이 급등했다. AI 기반 부동산 혁신 기업으로서의 비전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되살아났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픈도어 주가는 연초 대비 약 493% 상승했으며, 이는 턴어라운드 스토리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다. 현재 기업가치는 실적과 동떨어져 있어 보이며, 오픈도어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유지한다.
오픈도어에 대한 최근의 낙관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강세론자들의 주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네자티안의 CEO 선임으로 오픈도어가 단순한 부동산 운영사에서 진정한 부동산 산업 혁신 기술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러한 전망의 핵심은 AI 통합 강화로, 이를 통해 가격 책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자본집약적인 주택 매입-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중개인과 협력하여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는 자본효율적 모델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세론자들은 네자티안이 스포티파이에서 했던 것처럼 오픈도어의 방대한 고객 데이터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체 데이터를 활용한 AI 모델 학습을 통해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픈도어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주로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외부 악재에 기인한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현재 약 6.4%로,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4% 미만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높은 금리는 오픈도어의 핵심 시장인 주택 수요를 약화시켰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준의 정책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향후 수분기 동안 모기지 금리의 의미 있는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동시에 주택 구매여력은 3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며, S&P 코어로직 케이스-쉴러 전국 주택가격지수는 중위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보여주고 있다.
2분기 신규 주택 판매율이 전년 대비 25% 하락한 것도 주택 시장의 침체를 보여준다. 주택 시장에 집중된 사업 구조는 이러한 리스크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거시경제적 악재 외에도 오픈도어의 핵심 사업 모델이 투자자들에게 높은 리스크를 안기고 있다. 주택을 매입하고 간단한 수리 후 재판매하여 수익을 내는 iBuying 전략은 주택 시장이 호황일 때는 효과적이지만 시장이 약세일 때는 취약성을 드러낸다.
2분기 말 기준 오픈도어의 부동산 재고는 약 15억 달러에 달했으며, 주택 가격 하락 시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실적과 주가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재고 노후화 리스크도 존재한다. 2분기 기준 오픈도어 보유 주택의 36%가 120일 이상 매물로 등록되어 있으며, 이는 전년도의 14%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월가 애널리스트 8명의 평가를 종합한 오픈도어의 목표주가는 1.02달러로, 현재 시장가격 대비 약 90%의 하락 여지를 시사한다.
2분기에 3년 만에 처음으로 조정 EBITDA 흑자를 기록했으나, 회사는 부동산 거래 감소로 인해 향후 분기에는 다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입가와 판매가의 스프레드를 확대했으나, 이는 고객들이 경쟁사로 이탈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2분기 오픈도어의 주택 매입 건수는 1,757채로 전년 대비 63% 급감했다. 거시경제 악재, 수익성 악화, 거래량 감소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투자 매력도는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 대비 약 500% 상승한 오픈도어의 주가는 더 이상 매력적인 리스크-리워드 프로필을 제시하지 못한다. 핵심 사업 모델이 시장 순환에 크게 노출되어 있으며, 새로운 CEO 선임이 긍정적이긴 하나 단기적으로 이러한 리스크를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시장 가치는 실적과 괴리가 있어 부정적 전망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