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리슨 호로위츠 등 VC, 헬스케어 스타트업 '헬스아이큐'에 2억 달러 투자했지만... 결국 파산
Aditi Ganguly2023-10-01 00:16:09
스타트업의 약 90%가 실패한다. 가장 위험한 대체 투자 수단 중 하나인 스타트업에 일반 투자자들은 보통 접근을 꺼리지만, 초고액 자산가와 벤처캐피털(VC) 회사들은 오히려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10개 중 9개의 스타트업이 실패하지만, 한 번의 성공적인 투자로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
총 운용자산 350억 달러 규모의 실리콘밸리 기반 VC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세계 최대 VC다. 에어비앤비, 메타플랫폼스(구 페이스북), 코인베이스 등 성공적인 투자 사례를 자랑하지만, 실패한 투자도 있다.
잠재적 유니콘, 파산의 길로
생명보험 회사 '헬스아이큐'는 2019년 기업가치 4억5000만 달러로 평가받으며 유망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았다.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2017년 346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주도했고, 지난해 2월에는 190만 달러의 전환사채에도 투자했다.
하지만 곧 상황이 악화됐다. 공동창업자 문잘 샤와 가우라브 수리가 직원 감원을 단행한 지 5일 만에 각각 4만2000달러의 '휴가 적립금'을 받았다.
2월, 샤는 '최고경영자(CEO) 특별 고문'이란 명목으로 2주에 3200달러의 급여를 받기 시작했다. 이는 그가 다음 스타트업 '히포크라틱AI'를 개발하고 있을 때였다.
파산 선고
8월 30일, 헬스아이큐는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챕터7 파산 신청을 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대출기관, 투자자, 공급업체에 갚아야 할 부채가 2억5670만 달러에 달했다. 총자산은 130만 달러에 불과했다.
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여러분의 돈을 잃어 매우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 이메일을 보낸 달에 17만 달러 이상의 급여와 보상을 받아갔다.
파산 신청서에 따르면 헬스아이큐는 담보로 뒷받침된 6750만 달러의 담보부 채무와 1억8920만 달러의 무담보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몇 달간 헬스아이큐는 실리콘밸리 은행에 대출금을 상환해왔다. 실리콘밸리 은행은 또한 헬스아이큐의 AI 기반 정밀 메디케어 소프트웨어 관련 지적재산권을 450만 달러에 매각했다.
DASIR LLC가 최우선 채권자로 650만 달러를 받아야 하지만 담보 가치는 '미정'으로 표시됐다. 두 번째 우선순위 대출기관인 트리플포인트 벤처 그로스는 5000만 달러를 받아야 하지만 담보 가치는 0달러로 기재됐다. 세 번째 우선순위 채권자인 쿼트 벨로시티(700만 달러)와 이노베이티브 임플로이 솔루션(370만 달러)도 마찬가지다.
트리플포인트와 쿼트 벨로시티가 헬스아이큐의 일부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판결 전 압류영장을 확보했음에도 담보 가치가 0달러로 표시된 이유는 최우선 대출기관인 DASIR에 상환하고 나면 담보부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자산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금융 구조조정법 전문가 롭 레먼스는 설명했다.
줄줄이 소송전
헬스아이큐의 채권자 대부분이 파산한 회사를 고소하고 있다. 생명보험 스타트업의 부채 중 약 1억8920만 달러가 무담보 채무 형태였기 때문이다.
한 소송에서는 샤가 헬스아이큐의 대금 지급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공급업체로부터 잠재고객 정보를 구하도록 독려했다고 주장했다.
6월 22일, 헬스아이큐의 변호사들은 "현재의 재정 상태와 제한된 자원" 때문에 사건과 관련된 증거개시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8월 30일 파산 관련 제출 문서에서 헬스아이큐는 17건의 계약 위반 소송이 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기 혐의로도 고소당한 상태다.
앤드리슨의 지속적인 지원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대개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한다.
앤드리슨은 헬스아이큐에 대한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만, 샤와의 관계는 유지하고 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샤의 새 스타트업 히포크라틱AI의 5000만 달러 규모 시드 투자를 공동 주도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제너럴 파트너 줄리 유는 히포크라틱AI에 투자하면서 "샤가 다음 모험을 구상할 때 우리 사무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