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Nio), 샤오펑(XPeng), 리오토(Li Auto)가 2024년 1분기 총매출의 최대 29%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오는 1분기 R&D에 3억9670만 달러를, 샤오펑은 1억9000만 달러를, 리오토는 4억2230만 달러를 지출했다. 리오토가 경쟁사들 중 R&D 지출액이 가장 컸지만, 이는 36억 달러에 달하는 1분기 총매출의 12%에 불과했다.
니오의 경우 R&D 지출이 총매출의 약 29%를 차지했고, 샤오펑은 21%를 차지했다. 리오토와 달리 니오와 샤오펑은 1분기에 수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전기차 대기업 테슬라(Tesla)는 1~3월 3개월간 11억5000만 달러를 R&D에 투자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총매출의 5.4%에 불과했다.
하지만 테슐라는 1분기 전 세계 배터리 전기차 판매 1위 업체로, 38만6810대를 인도했다. 반면 스타트업들은 어느 곳도 10만 대를 넘지 못했다. 샤오펑은 2만1821대, 니오는 3만53대, 리오토는 8만400대를 각각 인도했다.
테슬라의 최대 경쟁사이자 중국 전기차 대기업인 비야디(BYD)는 같은 기간 106억1000만 위안(약 15억 달러)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전체 영업수익 1249억4000만 위안(174억5000만 달러)의 8.5%에 해당한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비야디는 1분기에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62만6263대를 판매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R&D 투자도 주목할 만하다. 캘리포니아 기반 리비안 오토모티브(Rivian Automotive)는 1분기 R&D 비용으로 4억6100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의 38%에 달한다.
또 다른 캘리포니아 기반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 그룹(Lucid Group)은 R&D에 2억846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1분기 매출 1억7270만 달러의 1.6배가 넘는 규모다.
리비안과 루시드는 니오, 샤오펑과 마찬가지로 1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과도한 R&D 지출은 경쟁, 치열한 가격 압박,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와 더불어 손실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무디는 벤징가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도는 항상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가상이나 소프트웨어 기반이 아닌 실제 물리적 세계에서 무언가를 만들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무디는 테슬라가 미국 자동차 브랜드를 백지상태에서 구축한 '이례적인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래의 성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그는 이들이 이미 제조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R&D 투자를 해왔고, 고객 조사와 인력 구축을 위한 메커니즘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디는 "그렇다고 해서 한두 개의 이례적인 사례가 더 나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며 전기차 스타트업들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