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테크 기업들이 2024년 자본 지출을 두 배로 늘렸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요일 보도를 통해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바이두(Baidu)가 2024년 상반기에 총 500억 위안(약 70억 달러)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230억 위안(약 32억 2000만 달러)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투자는 주로 AI용 대규모 언어 모델 훈련을 위한 프로세서와 인프라에 집중됐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도 AI 관련 지출을 늘렸다. 500억 달러의 현금 보유고와 투자자 감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을 활용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AI 프로세서에 대한 접근이 제한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H20과 같은 저성능 프로세서를 확보하고 있다. 증권가는 엔비디아가 향후 몇 달 안에 100만 개 이상의 이런 프로세서를 중국 테크 기업들에 출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반도체 분쟁 속에서 혁신 역량 강화를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일부 핵심 기술이 다른 나라의 통제 하에 있다"며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인재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AI 개발업체들은 엔비디아의 첨단 칩을 중국으로 수입하지 않고도 접근할 방법을 찾아냈다. 브로커를 통해 해외의 컴퓨팅 파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2023년 이후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중국 내 거래의 상당 부분을 AI 스타트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두 기업 모두에게 AI 분야 투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투자 초점 변화는 규제 문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중국 경제 침체로 인해 두 테크 기업이 전반적인 투자를 줄이고 있는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