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예술가에게 상업적 성공은 실패의 징표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 뱅크시
영국의 한 대마초 밀매상이 영국 스트리트 아티스트 뱅크시의 작품을 통해 불법 수익을 세탁한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았다.
크리스토퍼 스크리븐스(37)는 대마초 밀매 조직을 이끌며 그 수익으로 뱅크시 그림을 포함한 고가품을 구입했다. 경찰이 웨일스 남부의 스크리븐스의 집을 급습했을 때 '몽키 퀸', '워치타워 스윙', '그래플링 훅' 조각상 등 여러 작품을 압수했다. 스크리븐스는 나중에 '더 크로스'라는 작품도 추가로 넘겼는데, 이로써 그의 뱅크시 컬렉션은 총 25만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지녔다.
뱅크시: 익명이지만 유명한 작가
뱅크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지만, 공식적으로는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작품 가격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상승해 현재 원화 한 점당 수십만에서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 뱅크시의 벽화는 2000년 이후 런던, 로스앤젤레스, 뉴욕, 베들레헴, 서안지구 등 전 세계 도시와 마을의 벽면에서 발견되고 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조직범죄팀이 3년간 스크리븐스를 조사해왔다고 밝혔다. 스크리븐스는 '캘리포니아산 대마초로 계곡을 뒤덮겠다'고 공공연히 호언장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 그리피스 검사는 스크리븐스가 대마초 판매 수익을 통해 이러한 고가의 예술품을 구매하며 자금을 세탁했다고 설명했다. 웨일스 에브 베일 출신인 스크리븐스는 14만 달러 상당의 마리화나 수입과 대마초 매매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그리피스 검사는 BBC에 따르면 "스크리븐스를 위해 자금이 세탁되어 뱅크시의 '그래플링 훅' 조각을 구입했다. 피고인의 불법 수익이 이 물건을 사는 데 사용됐다"고 말했다.
법정에서는 스크리븐스가 가족과 친구, 이웃들을 동원해 미국에서 배송된 마리화나 소포를 받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마이크 프레스턴 수석 형사는 이 사건이 복잡했다고 설명하며, 피고인들이 사치품 구매를 통해 범죄 수익을 은폐하려 했다고 말했다.
프레스턴 형사는 "이는 특히 복잡한 사건으로, 피고인들이 값비싼 의류와 차량, 예술품 구입을 통해 범죄 수익을 숨기려 했다"며 "범죄를 통해 구입한 자산을 압수함으로써 범죄는 결코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강조했다.
압수된 뱅크시 작품들은 곧 범죄수익환수법 절차를 거치게 된다.
스크리븐스에게 선고를 내린 바네사 프랜시스 판사는 "당신은 고가의 예술품에 투자함으로써 자신의 범죄와 거리를 두려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