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가 10월 한 달간 34% 급등했다. 이는 선거해 10월 기준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52%,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44% 상승했던 경우를 제외하면, 1990년 VIX 지수 도입 이후 선거해 10월 중 가장 높은 변동성을 기록했다.
선거해
CBOE VIX (변동률)
VIX 수준 (10/31 종가)
1992년 10월
13.1%
16.15
1996년 10월
6.8%
18.11
2000년 10월
14.9%
23.63
2004년 10월
22.0%
16.27
2008년 10월
52.0%
59.89
2012년 10월
18.2%
18.6
2016년 10월
28.4%
17.6
2020년 10월
44.2%
38.02
2024년 10월
34.1%
22.43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 같은 변동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팽팽한 가운데, 베팅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큰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를 받는 칼시(Kalshi) 플랫폼의 시장 내재 확률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 57%다.
후보들의 재정 정책과 급증하는 국가부채 수준에 대한 우려도 시장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재정 위험을 다룰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S&P 500 5개월 연속 상승세 '제동'
정치적 불안과 더불어 주요 기술 기업들의 실망스러운 실적도 월말 매도세를 부추겼다.
SPDR S&P 500 ETF 트러스트(NYSE:SPY)로 측정한 S&P 500 지수는 10월 하락세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마이크로소프트(NYSE:MSFT)는 2025년 매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목요일 6% 급락해 2년 만에 최악의 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Quincy Krosby)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전망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특히 AI 지출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AI 통합이 예상보다 느리다는 점이 실망을 안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 변동성 경고하는 애널리스트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시장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클 게이드(Michael Gayed) CFA는 "이번에는 시장이 트럼프 승리에 더 준비가 되어 있을 수 있지만, VIX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레이드 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David Morrison) 수석 시장 분석가는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음 주 대선 결과에 대한 확실성이 생기기 전까지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리슨은 결정적인 선거 결과가 일부 시장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지만, 현재의 팽팽한 여론조사 결과로 인해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