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미국 법인인 바이낸스US 지분 인수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4개월간 수감된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 자오(CZ)가 트럼프 행정부에 사면을 요청하는 가운데 이번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여전히 최대주주인 자오는 2017년 상하이에서 출범한 이후 고정 본사 없이 운영되다 43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이낸스의 미국 시장 재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트럼프 측근들과 접촉해왔다.
트럼프 가문의 지분 참여 방식은 아직 불분명하다. 직접 투자나 지난 9월 출범한 트럼프 후원 암호화폐 벤처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통한 통합 등이 거론된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협상을 담당하는 트럼프의 오랜 동료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번 논의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행정부 관계자는 그가 사업 이해관계를 정리하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리처드 텡 CEO 체제의 바이낸스는 재진출 방안을 모색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하지만 자오의 유죄 판결과 함께 바이낸스US의 시장점유율이 2023년 27%에서 1% 수준으로 급락하고 기업가치도 45억 달러에서 하락한 상태다.
바이낸스US는 하마스와 IS 등 제재 대상 단체를 지원했다는 미국 당국의 의혹으로 2019년 조사를 받았고, 이에 규제 회피용으로 별도 미국 플랫폼을 설립했다.
2023년 법적 문제가 불거지며 대부분의 고위 임원이 사임했으며, 최근 UAE의 MGX가 20억 달러 규모의 소수지분을 매입하는 등 안정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사면이 이뤄질 경우 바이낸스와 바이낸스US의 통합이 가능해지고, 범죄 전과자의 라이선스 취득이 제한된 유럽 시장 진출도 용이해져 코인베이스와의 경쟁력이 회복될 전망이다.
시장 영향
SEC는 지난달 바이낸스에 대한 민사소송을 중단했다. 이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 트론의 저스틴 선에 대한 소송 중단과 유사한 패턴으로, 투자 대가로 사면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의 사업과 대통령직 겸업은 지속되고 있다. 가족들이 자산을 관리하고 거래를 추진하는 가운데 멜라니아 트럼프의 4000만 달러 다큐멘터리 계약, 대통령 도서관 건립을 위한 재정 정산 등이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인 대통령들이 블라인드 트러스트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는 자녀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이해상충 규정에서 제외되지만 외국 정부로부터의 대가 수수는 헌법상 제한된다.
트럼프 조직은 외국 정부와의 거래는 피한다고 밝혔으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통한 비공개 해외 자금 유입 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