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가 또다시 경기침체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는 미국 시장이 경제 전망에 대해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형주와 채권 수익률, 기초 금속 가격이 경고등을 켜고 있는 반면, 크레딧 시장은 지난 2년간의 거짓 경보 때와 마찬가지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셀 2000 소형주 지수는 고점 대비 17% 하락했다. 과거 하락 패턴을 기준으로 볼 때 이는 미국 경기침체 확률이 52%임을 시사한다. 러셀 2000 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러셀 2000 ETF(NYSE:IWM)는 연초 이후 9.46% 하락했으며, 지난 한 달간 11.47% 급락했다.
S&P 500을 추종하는 SPDR S&P 500 ETF는 지난 한 달간 8.7%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33%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기초 금속과 5년물 미국채는 각각 45%와 46%의 경기침체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들은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임을 시사하지만, 크레딧 시장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JP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아이셰어스 아이복스 투자등급 회사채 ETF(NYSE:LQD)로 추적되는 투자등급 회사채는 경기침체 확률을 12%로 보고 있으며, 아이셰어스 브로드 USD 하이일드 회사채 ETF(NYSE:USHY)로 추적되는 하이일드 크레딧은 단 9%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소형주와 금리 시장에 반영된 50%의 위험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2022년과 2023년처럼 크레딧 시장이 정확한 예측력을 보인다면, 이번 역시 거짓 경보일 수 있다.
파니기르조글루는 최근의 주식 시장 손실이 근본적인 경기침체 우려보다는 퀀트 펀드의 포지셔닝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관세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며 성장 전망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나스닥의 하락은 경제 침체에 대한 직접적인 베팅이라기보다 리스크 회피 포지셔닝을 반영할 수 있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NASDAQ:QQQ)는 연초 이후 7.74% 하락했다.
만약 크레딧 시장이 또다시 옳다면, 최근의 조정은 단순한 노이즈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크레딧 시장이 틀렸다면? 소형주와 금리 시장에서 울리는 경기침체 경고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