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오제약사들, 듀얼리티 상장 성공에 홍콩 IPO 러시

중국의 파상풍 치료제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보유한 장시생물제품이 향후 성장을 위해 광견병과 뱀독 해독제 시장으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 매출의 90% 이상을 인체용 파상풍 주사제에 의존하고 있으나, 예방접종 프로그램으로 중국 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
• 지분 77%를 보유한 대주주들이 최근 수년간 1억 위안 이상의 배당금 수령

중국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IPO 시장 활황에 힘입어 홍콩 증시 상장에 나서고 있다. 파상풍 치료제 선도기업이 최근 상장 신청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 최대 인체용 파상풍 항독소 공급업체인 장시생물제품(Jiangxi Institute of Biological Products Inc.)이 대주주 일가에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한 지 수개월 만에 홍콩거래소 상장을 신청했다.

파상풍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 회사는 IPO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와 뱀독 해독제, 동물용 광견병 백신 등 신제품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시생물제품은 면역치료 전문기업 듀얼리티바이오테라퓨틱스(Duality Biotherapeutics Inc.)(9606.HK)가 이달 초 상장 첫날 주가가 두 배 이상 급등한 홍콩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성공적인 데뷔를 기대하고 있다.

이 바이오제약 업체는 면역제와 독성물질 치료제를 전문으로 하며, 매출의 90% 이상을 파상풍 관련 제품에서 올리고 있다. IPO 신청서에 인용된 프로스트앤설리번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인체용 파상풍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중국에서 65.8%, 전 세계적으로 36.6%를 기록했다.

2024년까지 3개 회계연도 동안 장시생물제품의 매출은 1억4200만 위안(1945만 달러), 1억9800만 위안, 2억2100만 위안을 기록했다. 파상풍 항독소 매출은 2022년 1억3300만 위안에서 이듬해 1억8400만 위안, 2024년 2억600만 위안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647만 위안에서 5548만 위안, 7514만 위안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예방접종을 통해 인체 파상풍을 거의 퇴치했고, 중국도 1979년 파상풍 예방 프로그램 시행 이후 90% 이상의 인구가 예방접종을 받아 시장 성장의 여력이 제한적이다. 회사는 인체용 항독소 외에도 수의용 파상풍 제품을 판매하고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러한 비핵심 사업은 작년 전체 매출의 7% 미만을 차지했다.

한편 회사는 뱀독 해독제와 말 광견병 면역글로불린을 개발 중이며, 일부 수의약품도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자체 개발 중인 약물 후보는 아직 전임상 초기 단계에 있으며, 라이선스 획득한 수의약품은 올해 말 인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출 내역을 보면 2024년 R&D 투자는 1368만 위안으로, 같은 해 유통비용 2686만 위안과 관리비용 3235만 위안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회사는 1969년 상하이생물제품연구소 장시지부로 설립됐다. 여러 차례 구조조정을 거쳐 2022년 징위에와 그의 가족이 대주주가 됐다. 32세의 징위에는 2016년 뉴욕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후 1년 뒤 회사에 합류했다. 현재 집행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동생 징루이화는 인사 담당 집행이사로 일하고 있다. 상장 문서에 따르면 이 가족은 두 회사를 통해 장시생물제품의 76.6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R&D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으며, 최근 2년간 대규모 배당금 지급으로 2024년 12월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467만 위안에 불과했다. 2023년 5월과 10월, 2024년 9월에 각각 1000만 위안, 7600만 위안, 4010만 위안 등 총 1억2600만 위안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2022년과 2023년 순이익 합계 8195만 위안을 초과하는 규모다. 징 가문은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세 차례 배당에서 1억 위안 이상을 받았다.

회사는 2020년과 2022년 초기 자금조달에서 가족 네트워크와 사업 관계자들로부터 9000만 위안을 조달했다. 2025년 3월 최근 투자 라운드 이후 주당 8.1위안으로 평가돼 발행주식 2억7200만 주 기준 시가총액은 약 22억 위안이다.

CICC와 CMS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IPO 자금은 상장 문서에 따르면 제품 개발, 생산시설 확장, 기술 최적화에 투자될 예정이다.

최근 시가총액 22억 위안 기준 주가수익비(P/E)는 29배로, 혈액제제와 백신 분야 선두기업인 화란바이오로지컬엔지니어링(002007.SZ)의 27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화란의 2024년 순이익이 10억 위안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장시생물제품이 투자자들을 설득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