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더리움(CRYPTO: ETH)이 5월 7일 펙트라 업그레이드를 가동했다. 이는 지난해 덴쿤 포크 이후 네트워크 진화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미 동부시간 오전 6시 5분에 시작되어 약 10분 후 최종 확정됐다.
펙트라는 이더리움 프로토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를 도입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외부 소유 계정(EOA)과 스마트 계약의 상호작용 방식을 재정의하는 EIP-7702이다.
이를 통해 일반 사용자 지갑이 동일한 주소를 유지하면서도 계약 로직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더 스마트하고 유연한 사용자 계정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EIP-7702는 사용자가 거래를 일괄 처리하고, 수동 토큰 승인을 건너뛰며, 앱 간 원활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완전한 계정 추상화의 기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또한 EIP-7251을 통해 이더리움의 검증자 모델을 변경했다. 검증자당 스테이킹 한도가 32 ETH에서 2,048 ETH로 상향됐다.
이를 통해 대형 스테이커들이 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되어 프로토콜 운영과 보상 분배가 개선됐다.
또한 EIP-7691은 블록당 블롭 수를 3개에서 6개로 두 배 늘려 레이어2 처리량을 개선하고 롤업 거래 비용을 낮췄다.
하지만 이번 업그레이드에도 상충관계는 존재한다.
MIT 교수이자 옵티멈의 공동 창업자인 뮤리엘 메다드는 벤징가에 보낸 메모에서 네트워크 대역폭이라는 새로운 병목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펙트라가 가동되면서 특히 블롭이 P2P 레이어를 통해 전파되어야 하기 때문에 대역폭이 제약 요인이 됐다"며 "이더리움이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전파하는 능력이 확장성의 한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다드는 "블롭 크기가 커짐에 따라 평균 대역폭 증가뿐만 아니라 변동성 감소가 필수적"이라며 "예측 불가능성은 롤업과 앱 전반의 신뢰성을 저해한다. 이는 이제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EIP-7702의 심층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블록체인 보안 기업 서틱은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이번 업그레이드가 EOA가 계약 코드를 실행할 수 없다는 오랜 가정을 깨뜨린다고 경고했다.
그 결과 재진입이나 플래시론 보호를 위해 'tx.origin == msg.sender'와 같은 구식 패턴에 의존하는 계약이 취약해질 수 있다.
서틱은 보고서에서 "신뢰 모델이 변경됐다"며 "EOA가 이제 로직을 실행할 수 있어 이러한 동작을 예상하지 못한 계약에서 새로운 위험 요소가 생성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3월에 유사한 파스칼 업그레이드를 도입한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에서 이러한 가정을 악용하는 의심스러운 거래를 관찰했다고 전했다.
개발자들은 코드베이스를 업데이트하고 EOA를 본질적으로 수동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로직을 포기하도록 권고받고 있다.
대신 재진입 가드와 적절한 논리적 제약과 같은 업계 표준 보호 장치로 취약한 가정을 대체해야 한다.
이러한 성장통에도 불구하고 펙트라 업그레이드는 필수적인 이정표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