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유가 충격에 120달러 시나리오 현실화되나...2022년 재현되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가 고조되어 국제 유가가 지난 3년 내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뉴욕 현지시간 오전 8시 기준 전일 대비 7% 상승한 73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는 배럴당 77.5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오일펀드(NYSE:USO)가 추적하는 유가는 주간 기준으로 13% 상승해 2022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 휘발유 선물은 금요일 4% 상승한 갤런당 2.21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최대 주간 상승폭을 보였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고위 군 관계자들이 사망했으며, 핵시설과 탄도미사일 기지 등 주요 시설이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른 이란의 보복 조치로 역내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동 긴장 고조로 유가 2022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

차트: 트레이딩뷰

ING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인 워렌 패터슨은 이란이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현 상황이 매우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은 일일 330만 배럴을 생산하고 170만 배럴을 수출하는 주요 산유국"이라고 금요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패터슨은 사태가 악화될 경우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약 1,400만 배럴의 일일 석유 공급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심각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공급 차질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브렌트유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50달러를 시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BVA의 전략가 알레한드로 쿠아드라도는 "양국 간 갈등이 더 큰 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유가 변동성 급등이 주말을 앞두고 다른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긴장 고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으로 금요일 미국 주식 선물이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0.9%,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 나스닥 100 지수는 1.1% 각각 하락했다.

원유 가격 급등에 힘입어 에너지 주식은 장 전 거래에서 강세를 보였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NYSE:OXY)은 4.8% 상승한 46.91달러, APA(NASDAQ:APA)는 4.76%, 다이아몬드백 에너지(NASDAQ:FANG)는 4.68% 각각 상승했다.

할리버튼(NYSE:HAL)과 슐럼버거(NYSE:SLB) 등 유전 서비스 기업들도 4% 이상 상승했다.

방산주도 강세를 보였다. 노스롭 그루먼(NYSE:NOC)은 3.94% 상승한 516.71달러를 기록했고, 록히드 마틴(NYSE:LMT)과 RTX(NYSE:RTX)도 각각 3.1%, 4% 상승했다.

반면 에너지 비용 상승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여행 관련주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카니발(NYSE:CCL)은 5.24%, 유나이티드항공(NASDAQ:UAL)은 4.82%, 델타항공(NYSE:DAL)은 4.58% 각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