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버블 경고음... 쉴러 `위험` 외치고 버핏은 현금 쌓아

월가가 또다시 폭락 직전의 파티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최근 몇 주간의 시장 상황은 1990년대를 연상케 했다.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업 가치는 비정상적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소수 대형주가 시장 전체를 지탱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역사적 경고등은 붉은색으로 깜빡이고 있다.

로버트 쉴러의 100년 된 가치평가 지표부터 워런 버핏이 선호하는 시가총액 대비 GDP 지표까지 모두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베테랑들의 지표는 현재 시장이 역사상 가장 고평가된 시장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AI 열풍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이러한 호황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전력망에 의존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가 개발한 주가수익비율(CAPE)은 지난 10년간의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을 반영해 경기침체와 단기 충격을 평활화한다. 역사적으로 평균 17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거의 39에 달해 150년 데이터 중 최고 수준에 속한다.

수요일 기준 나스닥 시가총액은 미국 GDP의 약 105%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GDP를 초과했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윌셔 5000 지수는 GDP 대비 212%라는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버핏은 이 비율이 140%를 넘으면 '불장난'이라고 오랫동안 경고해왔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최근 유나이티드헬스 주식을 매수했지만, 이는 주가가 60% 이상 폭락한 이후였다.

역사적으로 볼 때 밸류에이션이 이 정도로 과도해지면 이후 수년간 수익률이 저조했다. CAPE가 37을 넘었던 이전 사례들에서 S&P 500 지수는 이후 1년, 2년, 3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시장은 영원히 과잉을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5년간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식들은 평균 3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92% 상승에 그쳤다. 이 특별한 그룹은 현재 지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한 종목만으로도 시장 전체가 등락하는 상황이다.

1990년대 말 인터넷 열풍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소수의 대형주가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는 동안 나머지 종목들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시장 상승에 기여하는 종목 비율을 나타내는 시장 강도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며 시장 취약성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오픈AI의 CEO 샘 알트만도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인정했다.

"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AI에 대해 과도하게 흥분한 상태인가? ... 내 의견으로는 그렇다."

AI 붐은 실재하지만, 그 기반은 단순하면서도 한정된 자원인 전기에 있다. 에너지부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이미 미국 전력의 4.4%를 소비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최대 12%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이는 580테라와트시로, 60개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버지니아주가 그 중심에 있다. 이미 주 전체 전력의 4분의 1을 데이터센터가 소비하고 있으며,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이 비중이 50%까지 증가할 수 있다. 전력망은 한계에 도달했고, 전력회사들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56%는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알트만은 오픈AI가 "멀지 않은 미래에 데이터센터 건설에 수조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시장이 낙관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성장은 칩이나 소프트웨어가 아닌 전력 공급 여부에 달려있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 확충이 가속화되지 않는다면, AI 혁명의 가장 큰 걸림돌은 혁신이 아닌 전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기 전에 시장 버블이 터질 수 있다.

알트만은 "누군가는 엄청난 돈을 잃을 것이다.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며 '3명과 아이디어'에 불과한 일부 스타트업의 터무니없는 밸류에이션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그는 전체적으로 이것이 경제에 큰 순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결국 닷컴 버블도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